김대섭 인천본부세관장(사진)은 관세청 최초의 '1급(고위공무원 가급) 세관장'이다.
지난해 항만을 담당하는 인천본부세관과 공항을 담당하는 인천공항세관이 인천본부세관으로 통폐합됨에 따라 인천본부세관이 관세청 최초로 1급지 세관으로 승격됐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김대섭 세관장이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취임하기 전에는 관세청에 1급지 세관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관세청 전 직원의 3분의 1에 달하는 1500여명의 직원이 인천본부세관에 근무하게 됐다. 조직개편 초반 업무에 대한 혼선을 다잡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화합도 함께 이끌어가야 했던 김 세관장.
어느덧 김 세관장이 취임한 지도 1년이 지났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김 세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되돌아 보고, 인천본부세관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 등을 들어봤다.
Q.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취임하신지 1년이 지났습니다. 공항과 항만을 오가며 거둔 많은 성과 중 주요내용은?
A. 우선 기업들의 FTA 활용을 지원하고 특송 물류 원활화 정책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했습니다. 그 결과 관내 기업의 FTA 특혜 수출액은 전년보다 35.6% 증가했으며 원산지증명서 발급도 147% 증가했습니다.
또 특송물류센터 신축에 따른 항공 특송화물 집중처리제로 처리시간이 133분 단축됐으며 화물 취급 수수료 등을 절감해 기업의 물류비용이 연간 242억원 감소됐습니다.
아울러 반사회적 부정무역사범 척결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인천 공항만에 기생하는 관세사범 등에 대한 단속 실적은 3만1773억원으로 전년대비 243%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50억원 상당의 금괴, 담배 등 밀수품을 화객선에서 해상에 투기해 낚시배로 건져 밀반입하던 일당을 적발했으며 7월에는 시가 10억원 상당의 파텍필립 등 명품시계 588점(170억원)을 공항으로 밀반입하려던 일당을 적발했습니다.
9월~10월에는 여행자 반입 동화책 겉표지 등에 은닉된 코카인11㎏를 엑스레이로 적발했고 12월에는 선사직원, 선원 등이 인천항으로 23회에 걸쳐 밀반입한 금괴 748키로(342억)를 적발하기도 했습니다.
테러물품 방지 등 국민생활 안전 확보에도 만전을 기했습니다.
테러 우범국 발 항공기나 선박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고 불시에 X-Ray 적발 훈련를 1일 1회 이상 실시해 전년보다 총기류 적발이 36.4% 증가했습니다.
아울러 해외 여행자 성실신고 문화 정착 등 건전 여행풍토 조성에도 힘 썼습니다. 그 결과 여행자 휴대품 자진신고시 감면혜택 집중 홍보 등으로 자진신고 불이행율이 전년 대비 30% 감소했습니다.
Q. 한중 FTA가 발효됐지만 오히려 중국으로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천본부세관의 수출 활성화 지원방안은?
A. 중국 교역의 중추세관인 우리세관을 통한 대중국 수출금액은 작년 11월 기준 248억불로 전체 금액의 2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 침체, 저유가 및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금액은 전년 대비 10.9% 감소했습니다.
이에 인천본부세관은 한-중 FTA 발효 3년차를 맞이해 추가로 관세혜택이 늘어나는 품목을 발굴하고 중국 현지 통관애로 해소 지원 기능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지난해에는 FTA 특혜적용 등 대중국 통관애로 19건을 해소한 바 있습니다.
또 FTA 활용을 지원하는'YES FTA 기동대'를 운영하고 한중FTA 전자원산지자료교환시스템(EODES)이 정착되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EODES(Electronic Origin Data Exchange System)은 원본 제출 없이 FTA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아울러 해상배송 노선 확대를 추진하는 등 중국 전자상거래 수출 활성화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수출상담 민원창구를 개설하고 해상특송 전담자를 지정해 운영할 방침입니다. 또 통관업체 대상 수시 간담회 등으로 애로사항 파악해 해소하겠습니다.
Q. 올해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 및 인천 신항 추가 개장 등 공항과 항만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준비 및 대책은?
A. 우선 인천신항은 2015년 6월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이 부분 개장했고 2016년 3월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이 부분 개장한 상황입니다. 완전한 개장은 선광의 경우 올해 2월, 한진은 올해 11월에 이루어집니다.
이에 신항 활성화 지원을 위한 민관 합동 실무 TF팀을 이달 구성하고 신속한 수출입통관 등을 위한 세관의 인력을 증원할 예정입니다. 또 물동량 증대 추이에 따라 신항 근무 세관 인력을 증원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통관 전담 부서 신설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물류비용 절감을 위한 신항 LCL 보세창고 특허지원, 신항의 화물 검색을 위한 컨테이너검색센터 신축 등도 추진할 방침입니다.
인천공항의 경우 인천공항 제3단계 건설공사가 올해 10월 개장을 목표로 현재 87% 가량 진행 중에 있습니다. 사업기간은 2009년~2017년, 총사업비는 4조9303억원 규모로 연간 여객 1800만명, 화물 130만톤을 처리할 예정입니다.
이에 인천본부세관은 인천세관 전담 T/F팀을 편성해 조직·인력, 예산·시설장비 등 핵심인프라를 확보하고 관계기관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Q. 국제적 테러문제와 밀입국 등으로 보안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인천 공·항만 보안에 세관도 예외일 수 없는데 이에 대한 보안대책은?
A. 공·항만 보안강화로 대테러 대응태세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 맞게 테러 발생 단계별 대응 로드맵을 재정비하고 공·항만 보안취약지역 발굴 순찰 및 감시활동 강화했습니다.
또 테러 정보분석관을 지정해 테러우범국으로부터 입국하는 여행자에 대한 정보 분석 및 X-RAY 등 감시 장비를 활용한 정밀검사를 진행 중 입니다.
신종 테러 물품 정보를 공유하고 X-ray 판독 모의적발 훈련 등 체계적 교육을 통한 직원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소형 고가 물품 밀반입 방지에도 감시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항만밀수는 농산물 등 부피가 큰 물품에서 부피가 작고 고가인 물품(금괴, 마약 등)을 주변 종사자 등을 포섭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인천본부세관은 감시종합상황실에 감시정보 분석 전담팀을 신설하고 항만 출입자(승무원, 선원 등) 및 차량검색을 전담하는 검색전담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최근 마약이나 금괴, 짝퉁제품 등의 밀수 수법이 지능화되고 교묘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불법·부정무역 단속대책은?
A. 지난해 대형사건 위주 기획수사로 1791건, 3만1773억원을 단속했습니다. 특별수사팀 편성으로 금괴, 담배 등 공항만 조직밀수 집중 차단한 결과입니다.
인천본부세관은 공·항만 특성에 맞춘 특별수사팀 편성으로 고질적 불법행위 발본색원할 예정입니다.
또 조직범죄를 철저히 단속하고 밀수전과자 및 관세행정 주변종사자 관리를 강화할 것입니다. 짝퉁물품, 불량 먹거리, 미인증물품 등 고위험물품 단속도 강화할 예정입니다.
마약의 경우 체계적 정보관리로 국경단계에서 마약밀수를 원천 차단하고 여행자, 국제우편 등 유형별, 테마별로 집중 단속을 실시할 방침입니다.
Q. 올해 2월 크루즈 전용부두 임시 개장에 따른 크루즈 입항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관의 준비사항은?
A. 2015년 메르스 사태로 급감했던 입항 여행객은 지난해부터 회복 추세이며 올해 국내 모항 크루즈 운영으로 증가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내달 2일 크루즈 임시부두가 개장(신국제여객부두 15만톤급 1선석)하고 2018년 9월에는 기반시설을 포함한 크루즈터미널이 완공될 예정입니다.
인천본부세관은 이에 인천항 환경에 특화된 맞춤형 여행자 통관시스템을 운영할 방침입니다.
구체적으로 크루즈통관 전담팀, 크루즈통관사무소를 운영해 부두내 면세품 인도 및 내국세환급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일반 여행자는 원칙적 검사생략으로 신속통관을 지원하고 승객명부를 사전분석해 우범여행자에 대한 정밀검사로 위험요소를 제거하겠습니다.
아울러 크루즈 관광 활성화를 위한 항만 유관기관 협력도 강화할 예정입니다.
Q. 인천세관의 수장으로서 앞으로의 기관 운영 방향은?
A. 우선 활기찬 조직문화를 이끌겠습니다.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공정한 성과보상 및 개방적 소통문화를 정착시킬 방침입니다. 또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유연근무제 활성화 등 가족 친화적 조직문화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청렴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입니다.
민·관이 함께하는 청렴 문화제 개최, 청렴 캠페인 등 다양한 프로그램 전개로 청렴 내재화 및 건전한 조직문화정착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또 공항만 유관기관 및 주변 종사자를 아우르는 '인천세관 Clean-Partner' 반부패 협의회, 반부패 백신 클리닉 프로그램 등을 통해 관세행정 주변에 잔존하는 부조리 유발요인을 적극 발굴해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자체, 유관기관과 협업으로 기업의 한·중 FTA 비즈니스 모델 개발, 일자리 창출 등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인천중구장애인복지관 등 소외계층에 대한 후원, 재능기부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입니다.
[Inside Interview-사람의 '香']
김대섭 인천본부세관장은 1958년 경북 영양에서 태어나 충주고와 충남대학교를 졸업했다. 1986년 공직에 입문해 광주본부세관장, 대구본부세관장 등을 거쳐 지난해 1월 18일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취임했다.
관세청 최초의 1급 세관장이자, 비고시 출신(7급 공채)으로 관세청에서 1급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 참고로 관세청 내 1급 인사는 차장과 인천본부세관장 둘 뿐이다.
김 세관장은 통합된 인천본부세관장의 첫 수장으로, 공항과 항만에 따로 떨어져 근무하는 직원들을 화합시키기 위해 그동안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탄생한 것이 '연리지 프로젝트'.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나무처럼 자라는 현상을 뜻하는 연리지처럼 공항과 항만도 뿌리는 다르지만 하나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김 세관장의 조치였다.
직접 주관한 토크쇼를 통해 이야기도 나누고 계급, 나이, 성별로 대화의 장을 만들고 워크숍도 진행하는 등 공항과 항만 직원의 문화 융화에 힘썼다는 김 세관장. 그는 "항만과 공항 직원들은 근무 체계부터 곳곳에서 문화가 다르다. 이들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활동을 했는데, 연리지 프로젝트도 이에 대한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세관장은 본청 운영과장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운영과장 시절 당시 청장님과 소통을 많이 했는데, 전국적인 행사를 많이 했다. 몸은 가장 힘들던 시절이었지만 청장님의 전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김 세관장의 아침은 헬스장에서 시작된다. 테니스로 체력을 단련했지만 무릎이 좋지 않아져 헬스로 전향(?)했다는 그는 "아침마다 30~40분 정도 헬스를 하는데 상쾌하고 몸도 많이 건강해 졌다. 작년 봄과 여름 3개월은 45분 거리를 자전거로 출근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 세관장은 직원들과 2주에 한번 가량 인천공항 내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한다. 최근 가장 재밌게 본 영화는 '마스터'. 한편 김 세관장은 집안 내력으로 인해 입사할 때 소주 1잔 먹고 오바이트 한 경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 지금은 소주 1병 정도 마시지만 여전히 술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 세관장은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주말부부' 생활을 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주말부부 생활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젊을 땐 야근과 주말출근으로 가정에 소홀했는데 지금은 기관장이라 객지 생활을 하니 집사람한테 미안한 마음"이라며 "객지 생활을 한 10년 정도 해 아이들한테도 신경을 못썼다. 앞으로 봉사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관장으로서가 아닌 관세청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로 너무 경쟁에 얽매이지 많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관세청은 직원들의 생각이 개방적이다. 업무자체가 글로벌 마인드가 없으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며 "전산 능력도 뛰어나고 신선한 아이디어도 많이 나온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워낙 조직 내에서 승진 어렵고 경쟁이 치열해 승진에 목을 매는데 지금은 개인이 중요한 시대다. 승진보단 자기 개발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당연히 승진도 해야겠지만 가족들과 함께 취미생활도 즐기면서 동반자 정신으로 국민들에게 봉사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프로필]
▲1958년 ▲경북 영양 ▲충주고, 충남대 ▲7급 공채
-1988. 12.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실
-1997. 12. 재정경제원 예산실
-1998. 09. 관세청 기획관리관실
-2000. 07. 천안세관 통관지원과장
-2005. 07. 관세청 정책홍보관리관실(서기관)
-2007. 09. 관세국경관리연수원 교수부장
-2008. 10. 창원세관장
-2011. 05. 관세청 운영지원과장(부이사관)
-2011. 08. 관세청 인사관리담당관
-2012. 07. 광주본부세관장(고위공무원)
-2013. 05. 대구본부세관장
-2015. 04. 중앙공무원연수원 파견
-2016. 01. 인천본부세관장~(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