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2일 귀국 후 '서민 코스프레' 행보를 보이자 조선대학교 학생들이 강연 온 반 전 총장을 규탄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갑작스럽게 열고 "순수한 뜻을 접겠다"며 대선 중도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는 "기성정치권의 편협한 이기주의 태도에 지극히 실망했다"면서 불출마 배경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2일 귀국 이후, 논란을 거듭했던 보여주기식 대선 행보와 동생과 조카의 비리 문제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입당 저울질을 했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난색을 표하자 끝내 불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전 세계를 돌면서 성공하고 실패한 나라의 지도자들을 보면서 미력이나마 몸을 던지겠다는 일념으로 정치투신을 심각히 고려해왔다"며 "찢어진 국론을 모아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분권과 혁신 정치를 이루려는 포부를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러한 순수한 애국심은 인격살해 당하고 가짜 뉴스로 인해 정치 교체 명분은 실종되고 오히려 저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 사무총장의 명예에 큰 상처가 남김으로써 결국 국민들에게 큰 누를 끼쳤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한 이기주의적 태도에 실망했다"며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이런 상황에 비추어 저는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이러한 결정을 하는 심경을 양해해 달라"며 "오늘의 결정으로 그동안 저를 열렬히 지지해주신 많은 국민여러분과 조언해주신 분들, 가까이 해준 많은 분들을 실망시켜 드린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지지자들에게 사과했다.
이어 "질책을 달게 받겠다"며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이러한 독존적 태도도 버려야 한다. 우리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서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묵묵히 해나가야 한다. 저도 10년간 걸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경험과 국제적 자산을 바탕으로 나라의 위기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어떤 방법으로든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