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동 국세청사 전경
양도소득세 수 천만원을 부당하게 이중공제를 받거나 분양권 전매자들이 평균 1억원의 양도차익을 올리고도 양도세를 신고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세청이 이를 방치했다가 뒤늦게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국세청의 양도소득 과세실태에 대한 예비감사와 실지감사를 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감사원이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같은 과세기간 내 두 번 이상 부동산을 양도하면서 각각 다른 납세자번호로 신고한 434명에 대해 점검한 결과, 이 중 47명이 2억4132만원(가산세 포함)을 과소신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세무서의 경우 A씨가 국내거소신고번호로 지난 2015년 6월 양도세(양도가액 16억2500만원)를 신고한 후, 같은 해 8월 다른 양도 건에 대한 양도세(양도가액 12억5000만원)를 주민등록번호로 신고, 별도로 신고한 사실이 적발됐다.
양도세의 경우 소득세법에 따라 부동산, 주식·출자지분 및 파생상품의 소득별로 각 연 250만원의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A씨는 합산하지 않고 각각 신고해 기본공제를 받은 것이다.
이에 더해 A씨는 누진세율도 적용받지 않아 가산세를 포함해 총 2461만원의 양도세를 과소 신고했음에도 포항세무서는 이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고 이와 비슷한 형태의 부당 신고 건수가 전국 세무서별로 33개나 되는 것으로 감사에서 드러났다.
이에 감사원은 국세청에 시정조치를 요구했으며 국세청은 문제가 된 47명에 대해 즉각 양도세를 징수하고 관련 직원 교육을 강화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분양권 전매 미신고…'간 큰 탈세자'보다 더한 국세청(?)
국세청이 있는 자료도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해 분양권 전매로 얻은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은 점도 이번 감사에서 적발됐다.
사실상 국세청이 눈 뜨고 당한 셈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현재 국세청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으로부터 분양권 전매 내역을 수집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하면 분양권 전매사실을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이를 전혀 수집·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 2014년 8월과 같은 해 11월 LH공사가 추첨분양 방식으로 공급한 경기 성남시 ㄹ지구와 경기도 ㅁ지구에서 분양권을 전매한 72명을 대상으로 양도세 신고 여부를 점검했다.
그 결과 ㄹ지구에서 경쟁률이 100대 1 이상이었던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 중 분양권을 전매한 이는 43명이었으며 그 중 36명이 평균 1억원의 양도차익을 신고했다. 실제 B씨의 경우 경쟁률이 216대 1이었던 공급면적 265㎡ 주택을 11억1570만원에 분양받아 한 달 뒤 전매한 후 얻은 1억원의 차익에 대해 양도세를 신고했다.
하지만 나머지 7명은 감사 종료일까지 신고하지 않고 있었던 사실이 적발됐다.
ㅁ지구의 경우에는 미신고자가 더욱 많았다.
경쟁률 100대 1 이상인 주택을 분양받고 이를 전매한 29명 중 9명이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다.
LH공사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양도세를 신고한 C씨의 경우 경쟁률 102대 1, 공급면적 265㎡인 주택을 분양받은 후 전매해 5000만원의 양도세를 신고했지만 D씨의 경우는 같은 부지에서 경쟁률(232:1)이 더 높았던 주택을 7억8705만원에 분양받아 전매한 뒤 양도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 같은 사실을 국세청에 통보했으며 국세청은 분양권 전매자료를 수집해 과세자료로 활용하고 양도세를 신고하지 않은 전매자에 대해선 조사대상자로 선정, 양도세를 징수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