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충무로 MBN 스튜디오에서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경선 토론회에 앞서 손을 맞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국회사진취재단)
17일 더불어민주당 4차 합동토론회에서는 지난 3차례 토론회 때보다 후보들간의 설전이 더 가열됐다.
이날 서울 충무로 MBN 사옥에서 4개 방송사가 공동으로 주관한 '민주당 4차 후보자 경선토론회'에 나선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은 ▲사드배치 ▲대연정 등을 놓고 후보들 간 입장차를 드러냈다.
특히 법인세 인상을 놓고 이재명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날을 세우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지지율 1위 주자답게 '준비된 대통령', '맏형' 이미지를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정의가 눈으로 보이고 소리로 들리며 피부로 느껴지는 사회가 돼야한다"면서 "자랑스러운 국민들과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자신의 소신인 '대연정'을 거듭 강조하며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적폐청산도 국가 대개혁도 여야가 함께 가야 한다. 개혁과제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에게 용기를 내 손을 잡겠다"면서 "협치와 연정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원천무효 등을 내세우며 '개혁 대통령'을 자임했다.
그는 "공정한 세상과 적폐청산 모두가 말하지만 실천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며 "세력도 없지만 오롯이 제 능력으로 시민과 함께 삶이 바뀌는 교체를 제가 해내겠다"고 말했다.
최성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비판하면서 김대중·노무현 때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과 청렴함을 어필했다. 최 시장은 "청렴하고 풍부한 국정경험을 바탕으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해내겠다"고 말했다.
□ 법인세 놓고 文·李 한판 승부 = 이날 토론회 백미는 법인세를 둘러싼 문 후보와 이 후보의 설전이었다.
이 시장은 주도권 토론에서 문 전 대표를 향해 "'법인세는 맨 마지막에 증세하겠다' '각종 복지정책 하겠다'고 하는데 왜 하필이면 시민들 세금부터 올리는가. 재벌 비호 아니냐"면서 "여전히 의문"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증세는 순서가 있다"며 "우선 고소득자의 세부담을 늘리고 고액 상속 증여세를 늘리고 또 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 마지막으로 법인세 실효세율을 높이고, 그것도 부족할 때 국민들에게 동의를 받으면 법인세 증세로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시장은 1분 찬스권을 사용하면서 다시 한 번 문 전 대표 옥죄기에 나섰다,
이 시장은 "역시 재벌기업 쪽으로 편향된 것 아니냐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안타깝다"면서 "지금 우선 다른 세금 증세하고 안되면 법인세 하겠다 했는데, 지금 고소득자 아무리 증세해도 제가 10억 이상 되는 사람 10%해도 2조4000억밖에 안 된다"고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결국 국민들 부담을 늘려서 재벌기업 부담은 크게 하지 않고 복지하겠다하는 것"이라며 "많이 가진 쪽과 힘센 쪽보다는 약한 다수를 위한 정책이 되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문 전 대표는 주도권 시간에 이 시장을 겨냥,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를 30%로 올리면 기업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느냐. 지금도 OECD 평균 22.8%보다 낮은 편이 아니다"며 "민주당 당론은 영업이익 500억원 이상 기업에 대해 최고세율 25%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시장은 "500억원 이상 기업에 대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8%를 증세한다고 기업이 망하지 않는다"면서 "(저는)재벌 황제경영을 폐지하고 재벌기업이 제대로 된 기업으로 살게 하자는 것이지 재벌 해체라고 말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다시 문 전 대표는 "재벌체제 해체를 말하고 있는데 우리 목표는 재벌을 개혁해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경제 생태계를 공정하게 하고, 재벌을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이다. 재벌 해체 주장하면 그런 역할을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재벌 황제 경영을 해체하자는 것이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제대로 된 기업이 살아남자 하자는 것 아니냐"면서 "실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하니 삼성전자 주가 오르지 않았냐"고 반벅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충무로 MBN 스튜디오에서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들이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안희정 충남도지사,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전 대표.(국회사진취재단)
□ 자유한국당 연대? '대연정' 논쟁 = OX 퀴즈 형태로 진행된 코너에서 '대연정' 논쟁이 붙었다.
자유한국당과 연대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안 지사를 제외하고 모두 'X' 팻말을 들면서 안 지사는 다른 후보들과 대립각을 세웠다.
안 지사는 "개혁과제에 동의하면 그 어느 당과도 힘을 모아 정부 이끌어갈 것이다. 경제위기·안보위기·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새 형태의 의회 협치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과 함께 하는 대연정에 반대한다"면서 "탄핵도 대연정 없이 국민들이 해냈다. 대통령이 가진 권한을 동원하고 국민들과 함께 한다면 대개혁을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 또한 "도둑과 손잡는 것은 대연정이 아니라 대배신"이라면서 "야권 연합 정권이 필요하다. 국민의당, 정의당, 시민사회진영과 손을 잡아서 진정한 개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 시장은 "유한국당 핵심 인물은 연정한다는 것은 연립정부 꾸리고 결혼한다는 것"이라며 "국민의당, 정의당과 함께 야3당 공동 개혁정부를 통해 촛불민심을 받들겠다"고 밝혔다.
□ 사드 배치, 문-안-최 '신중' vs 이 '무조건 철회' = 사드 배치 철회에 대한 질문에는 이 시장만 'O' 팻말을 선택했다.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는 다음 정부에서 국회 비준 등 충분한 공론화 과정에 외교적 노력을 거쳐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면서 "해결할 복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저는)처음부터 한·미 동맹의 기존 합의를 존중했다. 이 입장에 변화가 없다. 다만 황교안 체제 내에서 대선에 조기 졸속 처리하는 건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최성 시장은 "사드 문제 같은 외교문제는 OX로 풀 퀴즈 아니다"며 "개인적으로 사드 반대한다. 다만 끝까지 사드 반대하면 한미동맹이 흔들린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사드는 대한민국 안보에 도움이 안된다. 북핵 방어를 말하지만 미국 MD(미사일방어체계) 전략의 일환이다. 트럼프도 인정했다. 오히려 미·중 군사 충돌 시 한반도로 중국의 미사일이 날아오는 걸 걱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임기 내 개헌 모두 "OK" = 하지만 '임기 내 개헌' 질문에는 네 후보 모두 'O'팻말을 들었다.
문 전 대표는 "정략적 대선 전 개헌은 반대한다"면서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함께 해서 개헌하자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 산하에 국민이 참여하는 개헌 논의기구를 만들어 개헌특위와 함께 개헌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자치분권 개헌이 필요하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합의기구를 만들어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 확대, 기본권 강화 방향, 통치구조는 이원집정부제, 내각제는 이르고. 4년 중임제가 적절하다. 이런 헌법 개정은 이번 대선 전에는 어렵다"면서 "후보들이 내용을 제시하고 다음 임기 안에 개헌하는 게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최 시장은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을 막기 위한 자치분권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