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인제 김관용 김진태 홍준표 후보
자유한국당 대선경선 주자들은 22일 부산 벡스크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 참석해 보수결집을 외치며 유권자 마음얻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인제·김관용·김진태·홍준표(기호 순) 등 4명은 이 자리에서 저마다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자신만의 정책과 비전보다 야권을 '좌파'로 몰며 이념 프레임으로 보수 세결집에만 집중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후보를 좌파세력으로 규정하며 극우 지지자들의 감정을 자극했다. 나아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두둔하는 발언을 통해 동정여론 확장에도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백미는 보수진영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홍준표 후보와 친박(박근혜)계를 대표하는 김진태 후보의 '세 대결'이었다.
□ 홍준표, 文 겨냥하며 보수층지지 호소 = 자유한국당 유력 대선주자인 홍준표 후보는 자신을 '스트롱맨'이라고 소개한 뒤 좌파세력들의 적폐 청산을 주장하며, "지금은 보수가 대동단결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4강의 지도자를 볼 줄 알아야 한다. 미국의 트럼프는 극우국수주의다. 중국 시진핑, 일본 아베, 러시아 푸틴도 마찬가지"라며 "세계 좌파가 몰락했는데 한국에만 좌파정부가 들어서면 이 나라는 살길이 없다"고 역설했다.
또 홍 후보는 "문재인 정권은 노무현 정권 2기"라고 규정하면서 문 후보에 대한 비판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홍 후보는 "노무현 정부는 초기 안희정 뇌물로 시작해 끝날 무렵에는 본인이 직접 뇌물을 받았다"며 "그런 정부의 핵심, 2인자 자리에 있던 문 후보가 어떻게 적폐청산을 주장할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10년이 지나 국민이 잊어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해 새로운 '뇌물 정부'를 만들어보겠다는 것이 문 후보가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선거가 임박했는데 우리가 갈라치기를 하면 안 된다"며 "이제 저희들이 한마음이 돼야 한다. 이제는 대동단결할 때"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을 감싸며 친박계의 지지도 호소했다.
그는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선 것은 사익을 챙기고 개인이 돈을 먹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사익을 챙기거나 자기가 돈을 먹은 돈이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 김진태, 바른정당은 "사이비 보수" 맹비난 = 김진태 후보는 보수의 뉴페이스 시대를 주장하며 자신을 '영맨'이라고 내세웠다.
김 후보는 "보수가 맨날 나이 들었다는 말만 듣는데 (저는)새로 나온 신상이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을 확실히 바꿀 수 있다"며 "문재인 안철수 보다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구속되도 괜찮습니까. 박 대통령 머릿속에서 다 지우고 갈까요. 그것만 가지고 대선 치러야 한다는 게 아니다"라며 에둘러 친박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이 살기위해서 그 분을 짓밟고 가야겠느냐"며 "(저는)그렇게 못합니다. 이것은 탄핵 불복이 아니다. 이 사건의 진실은 나중에 밝혀질 것"이라며 끝까지 박 전 대통령을 두둔했다.
또 김 후보는 당 대선후보가 되면 분열된 보수를 통합해 재건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바른정당과 국민의당과의 후보단일화에 대해서는 확고한 선을 그었다.
김 후보는 "보수를 통합하자고 하니까 여러분들은 무엇부터 생각이 나십니까"라고 질문하면서 "자유한국당을 향해 해체돼야 할 정당이라고 주장하는 바른정당은 위장보수, 사이비보수"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운 '박지원당'"이라며 "자유한국당과는 처음부터 이념이 다르다. 박지원이나 문재인이나 다를 게 없다. 국민의당과 통합하는 것은 아예 민주당과 통합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거듭 비난했다.
또한 김 후보는 "북핵 위협이 걱정된다. 핵미사일 발사 단추를 어린 망나니 같은 김정은에게 쥐어주고도 편히 잠이 올 수 있느냐"면서 "핵에는 핵밖에 없다"며 자체 핵개발을 주장했다.
이어 "김정은 정권은 나라라고 할 수 없다. 어떤 식으로든 해체시켜서 대한민국 품 안으로 가져와야 하는 데 그게 바로 흡수통일"이라고 밝혔다.
□ 이인제, "안보"…김관용, "통합" 리더쉽 강조 = 이인제 후보는 "대한민국 역대 정치에서 가장 더러운 부패 사건이 '바다 이야기' 사건"이라면서 "수조원의 불법적인 돈이 당시 노무현 정권으로 들어갔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부패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서 당시 대검찰청 강력부장이 수사계획을 세워 보고했는데 검찰총장이 청와대에 갔다 오더니 못하게 막았다"며 "그때 비서실장이 문재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부패한 손이 박 전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지금 자유한국당의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날뛰고 있다"며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후보는 "마비된 국가 리더십을 뜯어고치고, 가라앉고 있는 경제를 살려내야 한다"며 "폭발 직전의 안보위기를 타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관용 후보는 "이 나라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보수의 발전 축으로 이제 2만 달러 시대를 넘었는데 보수 열차가 고장났다"면서 "이제 바꿔야 하고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바닥에서 살았던 사람으로 정치에 진 빚이 없는 통합의 지도자다. 통합연대를 통해 (문 전 대표와) 한번 제대로 붙어보겠다"며 "자유한국당이 하나로 똘똘 뭉쳐 통합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문재인 좌파정권을 막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라며 "문재인이 후보에서 사퇴하면 저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