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사진=조세일보 사진DB)
안진회계법인 매출 감소분 수주실적따라 지각변동
삼일 삼정 한영 반사이익…삼정 2위로 부상 전망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대우조선해양 부실감사에 따른 영업정지 조치를 당함에 따라 회계업계의 판도변화가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다.
29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딜로이트 안진은 이번 영업정지 조치로 감사부문에서만 200억원 가량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상장사 80여개, 비상장 금융회사 60여개에 이르는 고객사를 잃게 되었기 때문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들은 "딜로이트측이 안진과 협력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고객이탈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번 여파로 비감사부문 특히 컨설팅 분야에서의 수입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경우 딜로이트 안진의 매출 감소액은 최대 400~500억원 선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로 인해 안진을 떠나는 고객을 어느 회계법인이 유치하느냐에 따라 회계업계 판도를 바꿔 놓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대형회계법인 관계자들은 "안진의 고객사 대부분을 기존의 '빅4' 회계법인 내에서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진이 감사해온 상장사들의 매출규모가 큰 편이어서 중견회계법인이 맡기엔 버겁다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빅4 회계법인의 매출 순위가 뒤바뀌는 '新4강 체제'가 구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2016년 3월 결산을 기준으로 회계업계의 1위 자리는 4757억원의 매출을 올린 삼일PWC가 차지했으며 딜로이트 안진이 3006억원으로 3004억원을 기록한 삼정KPMG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2위를 유지했다. EY한영은 1863억원으로 4위를 나타냈다.
이를 감안하면 딜로이트 안진이 3위로 밀려나고 삼정KPMG가 2위 자리를 확고하게 지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EY한영은 3위 자리까지 넘볼 수 있게된다. 그동안 안진과 삼정이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구도가 깨지는 셈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들은 안진에서 이탈한 기업들을 대상으로한 삼일 삼정 한영 3사의 수주전이 벌어질 경우 대체로 각 회계법인의 매출비중 수준으로 고객을 나눠갖는 선에서 안배가 이뤄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회계법인별로 갖춘 인프라 수준을 넘어서는 감사물량을 받을 경우 부실감사에 대한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딜로이트 안진의 매출감소분이 최대 500억원으로 가정했을 경우 삼일PWC가 250억원, 삼정KPMG가 150억원, EY한영이 100억원 정도의 규모로 나눠가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빅4 회계법인의 매출은 삼일PWC 5000억원, 삼정KPMG 3150억원, 딜로이트 안진 2600억원, EY한영 1960억원 순으로 재편될 수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딜로이트 안진이 이번 영업정지 조치로 회계사 인력과 고객기업의 추가적인 이탈이 없더라도 삼정KPMG와의 2위 싸움에서 밀릴 것이 확실시 된다"며 "추가적인 이탈이 이뤄질 경우에는 3위 자리도 위태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진은 이와관련 딜로이트와의 신뢰관계 유지가 지속되고 있는데 안도하면서도 비감사부문의 매출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4일 딜로이트 안진에 대해 오는 4월 5일부터 1년간 모든 상장사와 비상장 금융사, 지정감사 대상회사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는 징계를 결정했다.
또 증선위는 영업정지 제재결정 전에 이뤄진 감사계약 연장, 신규고객 감사계약 등은 모두 소급해 실효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