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30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박 전 대통령의 증거인멸 가능성을 제기하며 법원을 향해 구속수사를 압박하는 목소리를 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은 증거 인멸이나 도주우려가 없다고 두둔하며 "영장청구를 기각해야 한다"고 맞서고 나섰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영장 실질심사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정신이 구현되는 날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공범들이 전부 구속된 상황에서 주범인 '박근혜 피의자'가 구속되지 않는다면 법의 형평성에 대한 심각한 회의가 번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탄핵 찬반 주말 집회, 삼성동 자택 앞 혼란 등 국론 분열 현상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사법부가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엄정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고 거듭 구속수사를 강조했다.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영장실질심사 자리는 박 전 대통령이 국민 앞에 서서 입장을 이야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면서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진심을 다해서 '잘못했다'고 사죄하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도 "법 위에 아무도 없고 법 아래 아무도 없다"면서 "법원은 대통령 역시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원내정책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직접 (법정에) 서는 이유는 구속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속을 면하기 위해 혐의를 인정하거나 용서를 구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9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은 구속의 필요성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은 도주 우려는 낮지만 증거인멸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구속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아이들이 물속으로 가라앉을 때 머리를 만지며 시간을 허비했다. 하지만 자기 조서를 검토할 땐 밤이 새는지 몰랐다"며 "박 전 대통령이 용서받을 수 없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은 증거인멸이나 도주우려가 없다고 반박하며 구속영장은 기각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대선경선 예비주자인 김진태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삼성동 자택에 가면 건물 옥상에 대놓고 24시간 감시를 한다.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면서 "누가 들어와서 무슨 의논을 하는 지 다 파악이 된다. 전혀 증거인멸이니 도주 우려가 있을 수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도 전날(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밝혀진 혐의가 없고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전무한데도 구속한다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처사"라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은 국민통합을 위해 기각돼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