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에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시작에 앞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한은, 기준금리 '연 1.25%' 9연속 동결
한국은행이 13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기준금리를 연 1.25%로 9연속 동결했다. 이는 국내외 여건이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어서 시장변화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선 가계부채 급증이 기준금리 변동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가계부채가 현 1340조원에서 더 늘어날 수 있고 반대로 올리면 가계와 기업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져 취약가구나 한계기업이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이 가계대출 심사를 강화하곤 있지만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달에도 2조9000억원 넘게 늘어났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기도 하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린다는 가정 하에 외국인자금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무엇보다 시장은 이날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치에 주목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5%로 0.3%포인트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반도체 등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여 한은이 이번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소폭 상향조정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만약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릴 경우 2014년 4월(3.8%→4.0%) 이후 3년 만에 상향조정이 이뤄지는 셈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12일 가계대출 통계를 수정해 발표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자료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 수치는 과거통계와 상이하다.
비은행예금취기관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작년 12월 기준 2조2419억원으로 공표됐다. 하지만 이는 종전 통계 2조9767억원보다 7348억원 줄어든 수치다.
예·적금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나머지 대출을 의미하는 기타대출은 7348억원 늘어난 2조376억원으로 정정됐다. 기타대출 증가액도 작년 11월 기준, 과거통계보다 5683억원 많은 2조6596억원으로 바뀌었다.
한은 관계자는 "관련 금융기관이 최근 수정된 자료를 보내왔다"며 "이를 다시 반영해 통계치를 수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가계대출 통계는 각종 경제정책 수립에 근거가 되는 중요한 자료"라며 한은이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