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선거 공식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초반 집중 유세가 눈길을 끌고 있다.
'통합 대통령'과 '준비된 대통령'의 각오가 유세과정에서 드러났다.
문 후보의 '통합'에는 지역통합뿐 아니라 당내통합과 계파통합까지 아우른다. 또한 '내 삶이 바뀌는 정권교체' 시리즈 공약발표로 '준비된 대통령'의 면모를 발휘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전국 지지를 받는 대통령, 당 통합을 통한 당 중심의 선거, 정책의 완성도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지난 3일간 국토의 절반 가까운 권역을 찍으며 강행군 일정을 소화했다.
문 후보는 첫날 유세일정을 민주당으로선 최초로 야권볼모지인 '대구'로 정했다. '전국 지지'를 골고루 받아 '지역통합'을 이루겠다는 설명이다. 문 후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구-경북(TK)지역에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대구가 고향인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은 전날(19일) 대구가 지역구인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다시 대구를 찾아 문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첫날 일정만 대구-대전-수원-‧광화문 등 영남에서 충청, 경기, 서울까지 4권역을 돌아다녔다.
둘째날인 18일에는 제주를 시작으로 전북 전주로 올라와 집중유세를 펼치고 이어 광주에서 프리허그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틀간의 유세일정의 총 이동거리는 2000km고, 지역 수는 7곳에 달한다. 지지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유력 후보답게 첫날부터 가는 곳마다 지지자들과 시민들이 구름떼같이 몰려들었고 유세를 했던 수원역 주변 일부는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제19대 대선 공식선거기간 첫날인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문 후보 측)
또한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7일 박근혜 퇴진을 외쳤던 서울 광화문 광장 유세에서 '당내 통합'된 모습이 유감없이 드러났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시민들과 소통하는 '광화문 대통령'임을 재천명하며 동시에 '당내통합'이 이뤄졌음을 보여줬다.
우상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역대 선거 중 이번 선거가 민주당에서 가장 결집된, 통합된 선거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대전‧수원‧서울 광화문에 이르기까지 이재명, 안희정 쪽 선거운동을 도왔던 정치인들과 지지층이 총결집했다"며 "대선을 여러 번 치러봤지만 첫 유세부터 각 후보로 나뉘어있던 지지층이 결집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누가 준비된 후보인가가 저희 중요한 캐치프레이즈"라며 "지금까지 국민들의 삶과 관련된 각종 분야에서 가장 많은 정책공약을 발표한 후보는 문 후보다. 정책측면에서 확실하게 비교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이날 가장 주목받았던 장면은 탈당설까지 나왔던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캠프단장 출신 박영선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써 단상에 올라 문 후보의 지지를 호소한 모습이었다. 그는 문 후보의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문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직접 소개했다.
이에 대해 우 위원장은 "박 의원이 광화문 유세차량에 올라왔을 때 박 의원을 연호하던 모습은 '상징적 사건'"이라며 "당내 통합 행보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20대인 안 지사의 아들 안정균씨는 캠프 유세단에서 합류해 청년 유세단과 함께 선거송에 맞춰 율동을 추며 지지세를 모으는데 활약하고 있다.
비가 내린 첫날 광화문 광장에 1만50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민들은 끊임없이 "문재인"을 외치며 '엄지척'을 들어올리며 환호했다.
특히 선대위 지도부뿐 당 소속 의원들도 대거 광화문 유세에 참여했다. 지지자들도 당 상징색인 파란색 옷을 맞춰 입고 응원봉과 풍선을 흔들었다. 또 민주당 측이 태극기를 배포해, 유세 내내 태극기가 휘날리기도 했다.
또 당 소속 의원들은 문 후보의 강행군 유세일정을 따라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공식 선거송인 '더더더송', 홍진영의 '엄지 척', 엄정화의 '페스티벌'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 다른 지역 유세일정까지 따라다니며 유세 분위기를 이끌었다.
문 후보가 당 대표 당시 인재영입했던 표창원, 김병관, 박주민, 조응천, 문미옥 의원 등도 지역 유세일정을 함께 했다. 총 20여명에 달하는 선대위 대변인들 역시 소수만 당사에서 브리핑을 했을 뿐, 대부분이 지역 유세 사회를 보거나 일정을 따라다니며 문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18일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유세 역시 5000명의 시민(주최 측 추산)이 운집해 문 후보가 유세차량에 오르다 인파에 밀려 계단에서 넘어지는 상황도 발생했다.
문 후보는 광주 동구 충장로 입구에서 연설하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5·18 광주 정신을 헌법에 새겨 오월 영령들이 헌법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쉬도록 하겠다"고 외쳤다.
이어 2012년 대선을 언급하며 "그때도 이렇게 광주와 호남이 압도적으로 밀어주셨는데 제가 이기지 못했다"며 "그러나 호남의 패배가 결코 아니다. 더 이상 호남을 아프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자 주최 측 추산 5000명의 시민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문 후보는 연설 전 시민들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정권교체를 위한 의지도 다졌다. 지지선언을 한 김응룡 전 야구 국가대표 감독과 김성환 전 기아 타이거즈 감독으로부터 해태 유니폼과 배트를 건네받아 시민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광주 충장로에서 열린 유세에서 광주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문 후보 측)
문 후보는 당내통합, 지역통합 외에도 '계파통합'까지 이루는 행보를 보였다.
그는 공식유세 3일차인 19일 DJ-YS계 인사들의 지지선언을 이끌었다.
YS의 측근인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은 이날 문 후보와 만나 "양심적인 보수, 합리적인 보수, 민주 보수는 문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도 민주당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에 영입했다.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도 이날부터 문 후보 선대위 합류를 공식화했다.
또 여의도 중앙당사에서는 DJ 동교동계 원로 13명의 인사들이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장재식 전 산자부 장관을 포함한 동교동계 원로 13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하고 남북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는 적임자는 문 후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제19대 대선 공식선거기간 첫날인 17일 오전 대구 달성군 삼보모터스에서 일자리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문 후보 측)
문 후보는 '내 삶이 바뀌는 정권교체' 시리즈 정책 공약 역시 연일 발표하고 있다.
'일자리 대통령'을 강조해왔던 만큼 첫날 발표한 '일자리 100일 플랜'뿐 아니라 18일, 19일 발표한 '어르신 공약', '신중년(50~60대) 공약'에서도 일자리 문제를 강조했다.
문 후보는 공식유세 첫날 집권 후 즉각적으로 10조원 이상을 일자리 명목으로 추경 편성해 정부가 일자리 문제에 적극 나서겠다는 내용의 '일자리 100일 플랜'을 발표했다.
이러한 유세기조에 대해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후보는 '일자리 100일 플랜'을 발표해 준비된 대통령, 일자리 대통령으로서의 진면목을 보여드리고 국민 지지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18일엔 자신의 취약계층인 60대 이상을 겨냥한 65살 이상 어르신 중 소득 하위 70%에 20만원씩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30만원으로 인상을 주 골자로 한 '어르신 공약'을 발표했다.
유 대변인은 "'일자리 해결한 일자리 대통령', '전국에서 골고루 지지받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메시지를 이어갈 것"이라며 "'어르신들을 모시고 챙기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씀과 함께 어르신을 위한 문재인의 9가지 약속을 말씀드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문 후보는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이재명 성남시장의 기본소득을 부분 승계해 복지수당을 지역 소상공·자영업 전용 화폐로 지급하는 내용을 공약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