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아들 인사청탁 의혹과 부동산 문제로 자리에서 물러나자 한나라당에서는 인사검증 시스템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나라당은 인사청문회 대상을 모든 행정부처 장관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개정안을 올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김희정 "사임한다고 법적인 책임 없어지는 것 아니다"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28일 오전 열린 당 상임운영위에서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최영도 전 국가인권위원장에 이어 강 장관까지 가족 문제와 비리 의혹으로 물러나게 됐다"며 "결국 인사검증제도가 제대로 안돼 있기 때문에 국정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맹 의장은 "오는 4월 임시국회에서 모든 장관들이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하는 정부조직법개정안을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희정 디지털위원장은 "고위공직자가 비리로 사표를 내는 순간 정치적 책임도 다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이번 문제도 충분히 법적으로 어떤 문제 있는지 물을 수 있다"며 "사임한다고 법적인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옷 벗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한다면 일반 국민과 다를 것이 없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하자와 비리가 있었는지 끝까지 밝혀내는 인사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쟁점법안, 내용만 합의되면 내일이라도 처리 가능"
한편 한나라당은 지난 주말 열린 주요당직자 워크숍에 이어 이번 주에 의원총회를 열어 '3대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 당 차원의 대응방향을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25∼26일 이틀간 원내대표단과 정책위 연석 워크숍을 열어 쟁점법안에 대한 처리 방향을 논의한 결과 '여야 합의로 조속히 정리하자'는 의견이 다소 우세했으나 이렇다할 결론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내달 2일 의총을 열어 처리 방향을 결정 지을 예정이나 여기서도 격론이 예상된다.
전여옥 대변인은 "쟁점법안의 내용에 대한 의원들의 생각이 다 다르니 이번 의총에서도 찬반 토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간단히 끝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 지도부는 지지부진 하지 말고 당론대로 처리하자는 쪽이다.
박근혜 대표는 "3대 쟁점법안은 시기가 아닌 내용이 문제"라며 "내용에 대해 (여당과) 합의만 본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처리가 가능한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지금까지 이들 쟁점법안에 대해 우리 당론은 전혀 변한 것이 없다"며 "당론을 수정하거나 변경하려면 의총을 통해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표는 "의원들이 이에 대해 자꾸 당론과 다른 의견을 낸다면 국민들은 당론이 변경된 것으로 알고 혼돈은 느낄 수 있으니 개인 의견을 내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자꾸 개인 의견을 낸다면 그 발언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강재섭 원내대표도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기존 당론을 충분히 지키면서 얼마든지 전향적으로 논의에 응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의총을 통해 의원들의 견해를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마이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