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투명성 제고의 초석이 될 수 있는 재무제표를 만드려면 어떤 요소들이 마련돼야 하는가를 놓고 기업·학계·회계업계·금융당국이 머리를 맞댔다.
최성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본부장은 28일 대한상의에서 한국회계기준원이 마련한 'IFRS 시대 기업의 재무제표 작성역량 강화에 대한 연구포럼'에서 "기업 경영진들이 재무정보의 효익이 높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해야 한다"며 "그래야 재무정보 작성 관련 업무에 기업의 우수한 자원이 배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본부장은 "제대로 작성된 재무정보가 없을 경우 의사결정과 회사의 자원을 잘못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대다수 경영진이 놓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기업 경영진이 회계제도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영 명지대 교수는 "외부감사인이 기업의 재무제표 대리작성 요구 등에 따끔한 충고를 내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실무적으로 감사인은 기업의 재무제표 대리작성 요구 등에 제대로 된 문제지적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 자유수임제 특성상 기업에 감사인 선임권한이 주어져 있어서 감사인 입장에선 고객인 회사에 쓴소리를 할 수 없다"며 "이러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개선한다면 기업의 재무제표 작성역량은 자연스레 향상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변정호 진회계법인 대표는 "감사인에 대한 피감사인의 회계자문 수준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회계처리 이슈 발생시 질의·회신 기능 미비로 인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창구가 회계법인 이외에 딱히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역설했다.
변 대표는 "이같은 감사인을 향한 기업의 재무제표 대리작성 요구 등은 K-IFRS 도입에 따른 회계기준의 복잡성, 재무제표 작성·제출시간 부족, 경영자의 재무제표 작성의지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리며 "외감법의 회계자문 금지규정의 실질적인 적용을 위해서라도 금융당국이나 회계기준원의 질의·회신기능의 활성화는 필요하다"고 곁들었다.
성길현 금융감독원 회계제도팀장은 "기업의 재무제표 작성역량이 강화되면 감사인이 해당 기업의 회계정책을 보다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 재무제표의 적정성을 판단하기가 더욱 수월해질 것"이라며 "기업입장에서도 재무제표에 적정하지 않은 내용이 있을 경우 감사인의 지적을 즉각 수용해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팀장은 "그러기 위해선 일단 경영자가 재무제표 작성역량 강화에 쏟는 돈을 비용이 아닌 투자라고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기업 재무제표 작성역량 강화 등을 포함한 회계감사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의 개선은, 이런 기반 위에서 금융당국·회계업계·기업이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풀이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총 두개 세션으로 나뉘어 이어졌다.
첫번째 세션은 '기업의 재무제표 작성역량 강화방안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진행됐다. 발제는 고윤성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신일항 전북대학교 교수, 박재우 한울회계법인 교수가 맡았다.
두번째 세션은 패널토론으로 이뤄졌다. 토론자로는 최성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무, 김종선 코스닥협회 상무, 김기영 명지대학교 교수, 변정호 진회계법인 대표, 성길현 금융감독원 회계제도팀장이 나섰다.
이날 행사에는 김의형 한국회계기준원장, 권성수 한국회계기준원 상임위원 등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