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선근 조세심판원 상임심판관(사진)이 오는 30일자로 정든 공직을 떠난다.
상임심판관의 임기기간이 아직 남았음에도 불구, 후배들에게 승진의 길을 열어주기 위한 '아름다운 용퇴(勇退)'라는 평가가 나온다. 엄 심판관은 지난 한 달 동안 심판원 직원들과 오만찬을 함께 하며 미리 석별의 정을 나누어 왔다.
엄 심판관은 1963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다. 마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후, 행정고시 32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공직에 첫발은 국세청이었다. 부가가치세, 국제조세 법령해석 분야에서 사무관 생활을 했으며 중부지방국세청 법무과장, 조세심판원 조사관, 행정실장, 상임심판관을 거치면서 공직생활 대부분을 '세법'과 함께했다.
이 같은 그의 이력은 '정통 조세관료'라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선후배들 사이에서는 '신중한 성격의 합리주의자'로 불려졌다. 타인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이해관계가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자료를 꼼꼼히 검토해 신중한 결정을 내리는 업무철학을 갖고 있어서다.
엄 심판관은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 통화에서 "심판관의 임기는 아직 남아 있지만, 후배들의 승진길을 터주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엄 심판관은 약 두 달여간 본부대기를 하며, 세무사로서 인생 2막을 펼칠 계획이라고 한다.
엄 심판관의 용퇴로 조세심판원 내부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1상임심판관 직위에는 고광효 상임심판관(현 2심판관), 2상임심판관 직위는 이상헌 상임심판관(3심판관)이 이동할 예정이다. 공석으로 남게 되는 3상임심판관 자리는 3심판관실 소속인 백운철 과장(심판조사관)이 당분간 직무대리 업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