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Y세무사 탈세스캔들'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지난해 벌어들인 소득에 대한 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 하는 종합소득세 신고 시즌이 어김없이 도래했다.
Y세무사 탈세스캔들은 Y세무사에게 세금신고 업무를 맡긴 프리랜서 사업자 4324명(총 5609건)이 지출증빙 없이 가공의 손익계산서를 작성해 소득세를 신고한 사건으로, 국세청은 올해 초 이들에게 최대 5년(국세부과제척기간) 동안의 경비사용 내역 등을 소명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소명을 하지 못하는 사업자들은 그동안 환급 받은 세액은 물론, 과소신고·무기장·납부불성실 등에 대한 가산세까지 물어야 한다.
많게는 수억 원의 '세금폭탄'을 물어야 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Y세무사 탈세스캔들이 앞으로의 종소세 신고에서 프리랜서 사업자들의 세금 신고 행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프리랜서 사업자들의 올바른 신고 방법에 대한 궁금증도 곳곳에서 피어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설계사, 학원 강사 등 인적용역 사업자라고 불리는 프리랜서 사업자들은 소득을 지급 받을 당시에 3.3%의 세금을 원천징수하고 지급받은 후, 다음해 종소세 신고 시 이미 낸 세금을 환급받을 지, 아니면 덜 낸 세금을 더 낼지 결정하게 된다.
Y세무사 탈세스캔들에 얽힌 프리랜서 사업자들은 대부분 '복식부기의무' 대상 사업자들.
직전연도 수입금액이 7500만원을 초과하는 프리랜서 사업자의 경우 복식부기 의무자에 해당되어 장부를 기장해야 하고 75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간편장부에 의한 장부를 기장해야 한다.
장부를 작성하지 않고 추계로 신고할 경우 2400만원을 기준으로 이상은 기준경비율, 이하는 단순경비율로 비용을 추계해 세금을 내는데, 이 경우 장부작성의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무기장 가산세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단 연간 수입금액이 4800만원 미만일 경우 가산세 부담이 없다.
일반적으로 7500만원 미만의 간편장부 프리랜서 사업자들은 세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7500만원 이상인 복식부기의무 사업자들은 소득금액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비용 때문에 세부담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당장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허위 장부를 만들어 신고했다간 추후 눈덩이처럼 불어난 세금을 한 번에 부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
훗날 "나는 나라에서 인정한 세무대리인에게 장부 작성을 위임한 잘못 밖에 없다"며 아무리 하소연 해봐야 소용없다. 세법상 최종 책임은 납세자에게 있기 때문에 세무대리인을 통해 신고를 했더라도 본인의 신고서에 제대로 경비 지출 내역이 포함 됐는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프리랜서 사업자들이 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도 구분해 챙겨 봐야 한다.
근로소득자들이 연말정산을 하는 방식처럼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등 지출자료의 연간 합계액만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대략적인 장부를 작성해 신고하는 행위는 금물.
근로소득자들처럼 홈택스에서 조회되는 보험료, 의료비, 교육비, 주택청약, 주택담보대출의 원금상환 및 이자상환 등의 자료들을 프리랜서 사업자들의 비용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많은데, 프리랜서 사업자들은 사업자로서의 사용경비만 공제된다.
즉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계좌 내역 등 각종 증빙자료 중에서 사업과 관련한 경비만 공제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프리랜서 사업자들은 보통 사업자와 달리 자기 몸 하나로 벌어들이는 소득이기 때문에 비용처리 할 수 있는 항목도 적고 지출금액도 상대적으로 모자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세무업계 종사자들의 중론이다.
때문에 카드, 현금영수증 등 적격증빙영수증이 없더라도 사업과 관련해 지출하는 부분은 반드시 객관적인 증빙서류들로 만들어 보관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 세무대리업계 관계자는 "출장 등 교통비, 경조사비 등 접대비, 차량유지비, 교육훈련비, 도서구입비, 사무용품 등의 소모품비, 광고비, 통신비, 기타 사업관련 지출비 등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체크해 부과제척기간(5년) 동안 서류로 보관해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장 세금이 싫어 무조건적인 환급의 유혹에 빠지는 사업자들의 마음가짐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세무대리인은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도 자신이 환급 대상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며 "제대로 된 신고를 통해 가산세 리스크를 제거하는 것이 절세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