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토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김현미 후보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논문 표절 공세 속에서도 국토부 장관으로서의 역량과 전문성 검증에 집중됐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진행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오전엔 논문 표절 등으로 다소 험학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지만 오후 질의에 들어가면서 김 후보자가 이렇다할 의혹이 많지 않은 점과 3선 의원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듯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야당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3선 의원이지만 국회 국토교통위 상임위 활동이 없는 점을 지적하며 국토부 장관으로서의 인사 적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3선 의원으로서 경제 상임위인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특히 지난 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경험을 내세우며 '적임자'임을 피력했다.
자유한국당 거듭 김 후보자의 연세대 특수대학원인 언론홍보대학원 석사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 野, 국토위 경험無 '지적'vs 김현미, '경제상임위' 다수 활동 =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은 "후보자가 국회의원으로서 국교위원을 안 해 봤는데 과연 국토교통부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며 "국토교통부는 주거업무뿐만 아니라 도로, 철도, 항공, 수자원, SOC, 국토균형발전, 교통, 물류, 건설 산업 등 엄청나게 다양하다. 앞으로 지명이 되더라도 잘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많은 조언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거듭된 지적에 김 후보자는 지난 19대와 20대 국회에서 국회 기재위 활동을 6년간 하고 있는 점과 지난 해 국회 예결위원장을 지낸 점을 강조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의원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해서도 전문성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내가 기재위 6년을 하고 예결위원장을 해봐서 아는데'라는 후보자의 대답은 적절한 답이 아닌 것 같다"고 답변 태도를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물론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만큼 전문성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전혀 문외한이라는 지적은 억울하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함진규 의원도 "6년 동안 기재위에 계셨는데 그냥 기재부 장관을 한다고 얘기하지 그러셨느냐"라며 "업무적합성에서 보면 후보자가 기재부 장관을 하는 게 더 적합하지 않냐"고 비꼬기도 했다.
□ '논문표절'에 집중 포화…김현미 "많이 부족하다" = 자유한국당은 극우논객으로 활동하며 허위사실 문제 등으로 송사에 자주 휘말리는 변희재씨가 대표로 있는 미디어워치가 보도한 김 후보자의 석사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박덕흠 의원은 "미디어워치 발표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1999년 다수 논문에서 집중 표절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김 후보자의)논문을 보면, 각주 내용과 출처 표시까지 표절됐다"고 지적했고 정용기 의원은 변 씨가 운영하는 민간단체인 연구진실성 검증센터에 대해 “국내 유일의 연구 부정행위 검증하는 민간기관이다"라고 치켜세웠다.
정 의원은 "이 연구소에서 지난 8일 김 후보자가 석사 논문에서 죽죽 베끼면서 써내려간 표절을 확인했다. 들은 적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변희재씨가 하는 연구소인가"라고 되물으며 "언론 보도 외에는 들은 적이 없다. 누차 말했듯이 제가 많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같은 당 김재원 의원도 "표절이라면 미안하다고 하면 될 텐데, 이게 표절이 아니면 뭐가 표절인가"라며 “야간 특수대학원을 다녀서 소홀했다고 하는데, 나도 공무원을 하면서 야간 특수대학원을 다녔다. 석사논문이면 마구 베껴 써도 된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공직후보자로서의 온당한 태도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많은 의원들께서 지적해주셨는데, 제가 부족했던 점에 대해서는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부장관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예비 국토부 장관에 '민원성' 주문 질의 = 특히 이날 청문회에서는 전국 SOC사업을 관장하는 국토부 장관에 대한 청문회답게 각종 민원성(?)으로 의심되는 질의도 쏟아졌다.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은 민자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서울북부외곽순환도로 통행료 인하를 먼저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서울외곽도로는 2007년 완공됐지만 인천공항, 천안논산도로는 2000년에 완공됐다. 오래된 순으로 보면 후자부터 통행료를 인하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천안논산 고속도로는 완공된 지 17년째로 벌써 공사비 본전을 뽑은 상태"라며 "천안논산 고속도로는 호남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데 도로공사 도로 통행료의 2배 정도인 9400원을 내고 있다. 오래되고 2배 이상 비싸게 받고 있는 곳을 선택과 집중으로 먼저 추진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민자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는 협상 절차가 진행되어야 한다"며 "서울북부외곽순환고속도로는 절차가 먼저 진행됐기 때문에 먼저 처리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당 윤영일 의원은 사업평가 기준에 따라 일부 지역이 발전에서 소외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조사)에서 좋은 평가가 나오지 않는다. 그런 지역들은 불균형적으로 도태되는 지역들"이라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공감한다. 지금과 같이 예타 위주로 가면 소외 지역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지난 2010년 이후 20건의 철도 사업이 있었다. 그런데 예타 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사업은 4건에 불과하다"며 “작년에 지하철 7호선 연장 사업은 BC(비용편익분석)로 하니 평가를 좋게 받지 못해서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다가, AHP(분석적 계층화 과정)으로 평가하니 좋게 평가돼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BC만으로 사업을 한다면 낙후지역과 소외지역은 영원히 발전 기회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AHP 방식도 도입해서 균형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 물 관리, 국토부→환경부 이관 …전문가들 "충분히 여력 있다" = 한편 문재인정부가 물 관리 업무를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이전한 문제에 대한 참고인 심문도 이어졌다.
김성수 연세대 교수는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이 문재인정부가 국토부 산하 수자원 정책국을 환경부로 이관하는 방침에 대한 견해를 묻자, "수자원 관리를 일원화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바람직할 수 있다. 수자원에 대한 수요도 다양해지고 질적인 문제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환경부에 이 권한을 몰아줬을 경우 견제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물 관리위원회'를 통해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지용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이 환경부는 물 관리의 전문성에 대한 질문에 "환경친화적인 부분에서 환경부가 충분히 역량이 있다고 본다"며 "가뭄 재해 측면이나 상수도 관리 면에서 국민들은 이미 환경부를 주무부처로 파악하고 있다. 21세기 물 관리는 환경관리 부서가 담당하는 게 세계적인 선진국 추세"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