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콜라 훔친 연평해전 용사 <사진: 채널A>
생활고를 겪던 제1차 연평해전 참전용사가 편의점에서 콜라를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24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 28일 서울 강동구의 한 편의점에서 6600원어치 빵을 산 조모(38)씨가 직원 몰래 1800원짜리 콜라를 옷 속에 숨겨 나오려다 발각됐다.
경찰 조사에서 "배가 고파 빵을 사러 갔는데 음료수를 살 돈이 부족했다"고 진술한 조씨는 알고보니 1999년 6월 제1연평해전에서 부상당한 국가유공자였다.
해전 당시 조씨는 겨드랑이에 파편을 맞았으나 병원 후송이 늦어져 치료 시기를 놓쳤으며 20번 넘는 수술을 받고서야 의가사 제대했다.
현재 그는 후유증으로 오른쪽 눈을 실명한데다 오른손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태에서 하루 2~3차례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트라우마까지 겪고 있어 마약성 진통제 없이는 하루도 버티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에게는 매달 나오는 유공자 연금 170만원이 수입의 전부. 그나마 투자사기에 속아 대출 빚을 5000만원 졌다.
매달 110만원을 대출금 갚는 데 쓰고 남은 60만원으로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미심사위원회는 사건 자체가 경미한데다가 조씨의 생활형편, 건강 상태, 국가적 유공 등을 고려해 즉결심판(경미한 범죄사건을 대상으로 하는 약식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젊은 나이에 국가를 위해 몸을 바친 조씨는 자력으로 살아갈 길이 요원한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느낀 경찰 관련 단체 및 직원들이 성금 약 200만원을 모아 조씨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유공자의 명예를 실추시킨 행동을 해 후회한다"며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