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정 후보자의 안보관을 문제삼으며 이념공세에 나선 반면 여당은 정책 검증에 집중하며 정 후보자가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정 후보자가 2010년 당시 천안함 폭침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정하는 서한을 유엔(UN) 안전보장 이사회에 보낸것과 관련해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냐"고 안보관을 추궁했다.
같은 당 윤종필 의원 역시 "(정부발표에 대한) 반대 선봉에 정 후보자가 있었다"면서 "순직 장병들이 서민들의 아들인데 그 가해자에 대한 입장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한 번도 찬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말한 적은 없다"며 "다만 당사국인 북한이 같이 재조사해 국민의 의심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사법부의 판단에 따르겠다"며 정면 충돌은 피해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과거 활동 이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정책 검증에 주력하는 등 적극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후보자는 위안부 관련 논문 발표, 수요 집회 등에 참석해 피해자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면서 "또한 약자인 여성 권익신장, 평화운동, 노동운동 등 다양한 식견과 경험을 갖추고 있어 다른 부처들을 설득하고 대화를 잘 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한일 위안부 합의의 결과로 지난해 출범한 화해·치유재단과 관련해 "어떤 조치를 취하겠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화해·치유재단의 활동 전반을 우선 점검하겠다"면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재단의 기능과 역할을 어떻게 할지는 순차적으로 과정을 밟아 처리하겠다"고 대답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우리나라 여성 임원이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4%로 스웨덴(35.9%)이나 미국 (20.3%)에 비해 낮다"며 양성 평등 문제를 지목했다.
정 후보자는 공공부문을 시작으로 한 '임원채용목표제' 도입을 통한 유리천장 문제를 해결할 해법으로 제시했다.
정 후보자는 "공공부문에서 임원채용목표제를 만들어서 단계적으로 높여가고 있다"며 "여가부는 70%정도 된다. 일단은 공공부문에서 시작해 민간기업에 홍보나 임원을 늘려가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강남역 살인사건' 등으로 촉발된 여성혐오 문제에 대해 정 후보자는 "사회경제적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남성들이 상실감을 가진다고 생각한다"며 "여성 34%가 임금을 (남성보다) 적게 받는 현실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성 의식 논란'을 일으킨 청와대 탁현민 행정관을 둘러싼 거취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탁 행정관의 거취를 어떻게 보느냐"라고 묻자 정 후보자는 "거취 등 인사문제는 제 소관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단지 제 우려사항을 청와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라고 답했다.
'남자 마음 설명서',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 등 탁현민 행정관의 저서에 대해 정 후보자는 "공직 후보자로서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고, 여가부의 우려 사항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이 "애매한 내용의 우려를 표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탁 행정관에게)사퇴를 요구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정 후보자는 "적극 검토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정 후보자는 사면 질의답변서에서도 탁 행정관에 대해 "여성비하 등 성차별적 발언은 여성을 우리 사회 내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존중하지 못하는 행위"라며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