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회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회장 당선 무효 처분을 받은 이창규 세무사측이 회장 집무실 등을 포함해 세무사회관 곳곳을 불법점거하는 등 '농성'에 돌입, 세무사회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이 세무사는 지난달 30일 백운찬 전 세무사회장을 677표차로 누르고 제30대 한국세무사회장에 당선됐지만 선관위 심의결과 선거과정에서 경고 3회, 주의 13건의 선거규정 위반 사실이 드러났다.
'더티 플레이어'에 대한 단죄
선관위 결정을 둘러싸고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이 세무사측이 선거규정 위반이 인정됐다는 사실이다.
페어 플레이를 한 사람은 손해를 보고, 더티 플레이를 한 사람이 덕을 보는 것을 그대로 놔둔다면 그 결과가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선거는 이기면 장땡, 이라는 인식을 남겨놔서는 세무사회가 발전하기 힘들다.
국가가 공인한 전문자격사 단체의 선거가 법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채 치러진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준다면 득될 것이 하나도 없다.
다만 선관위는 12일 이후 왜 이 세무사의 당선 무효를 결정했는지 구체적인 사유들을 낱낱이 공개할 필요가 있다.
얼렁뚱땅 넘어가려 해서는 더 큰 오해만 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판결문에 준하는 수준까지는 어렵겠지만 선관위의 결정 배경과 사유를 세무사회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밝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회장이 되어야 하는가
선관위가 당선 무효를 결정했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2명의 상근부회장 중 선임자(김광철 부회장)가 세무사회장 직무대행을 하도록 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세무사회장 직무대행과 세무사회 상임이사들이 어떤 절차를 거쳐 새로운 회장을 세우는가에 대한 합리적인 대책을 만들어 내놓아야 한다.
규정이 없다면 타 법령이나 유사기관의 회칙 또는 관례를 준용하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을 해야 뒷탈이 없을 것이다.
지난 5일 선관위 처분이 내려진 이후, 세무사회는 말 그대로 난장판이 됐다는 전언이다.
당선 효력이 상실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세무사측은 사설 경호원들을 고용해 회장실 등 회관 곳곳을 장악하는 한편 일부 추종자들은 세무사회관을 돌아다니며 고래 고래 소리를 치는 등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러한 행동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