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양도소득세 과세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같은 금융상품임에도 상장지역이 '국내(주간)냐 해외(야간)냐'라는 잣대로 손익통산이 허용되지 않고 있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벌지도 않는 돈(오히려 손해)에 세금을 내면서 투자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정부도 과세형평성에 대한 우려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상태지만, 입장 변화의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개인이 파생상품으로부터 얻은 이익에 대해선 과세되지 않았으나, 정부가 2014년 소득세법을 고치면서 코스피200선물·옵션 등을 양도세 부과 대상으로 넣었다. 이후 지난해 발생한 파생상품 양도 차익에 대해 5.5%의 분리 과세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올해 파생상품 과세 대상자는 약 9000명.
이들은 "현실에 맞지 않는 과세체계"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왜일까.
현재 투자자들은 주간에 한국거래소뿐만 아니라 야간에도 해외 시장에서 거래를 하고 있다.
그런데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코스피200야간선물은 국내파생 시장으로 보는 반면, 유럽파생상품거래소(유렉스·EUREX)에서 거래되는 코스피200야간옵션은 해외파생 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코스피200야간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와 연계되어 국내거래로 인정받아 주간거래와 손익합산이 가능하나, 유렉스에서 거래되는 야간 상품에서 발생한 수익은 반영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세체계를 가지다보니 파생상품 거래로 손실을 본 투자자도 세금을 내는 꼴이 되는 것이다.
가령, A투자자가 주간거래로 3000만원의 이익을 내고 야간 상품에서 4000만원을 손해 봤다고 치자. 한 계좌에서 매매하고 오히려 1000만원이 손실이 났는데도 수익이 난 3000만원에 대해 5%의 양도세가 매겨진다.
반면 B투자자는 주간에 4000만원 손해, 야간에 3000만원 이익이 나면서 같은 손실액(-1000만원)이 발생했어도 과세가 없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투자자입장에서는 같은 상품을 투자하는 건데 주간, 야간을 분리해서 다르게 적용받는 것은 잘못된 부분"이라며 "오전에 이익을 조금 내고 야간에 많은 손실을 보면 투자자입장에선 전체적으로 손실인대도 오전에 이익 낸 분에 대해 세금을 내는 것이 억울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간 정부는 유럽 거래소가 운영하는 시장에 상장된 코스피200 상품을 거래하는 것이기에 국내시장 거래상품과 손익통산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유렉스 야간코스피200옵션에 한해 국내물로 분류해달라'는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건의가 빗발치면서 제도를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모양새다.
기재부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겪는 우려를 인식하고 있다"면서 "양도세 부과 체계를 개선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올해 세법개정안에 담길지는 확실치 않으나, 유렉스 상장 코스피200옵션 상품도 일련의 거래 연장으로 볼 여지를 남겨 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