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 업계 상위 5사의 2017년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보험영업부문에서는 동부화재가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나머지 4사는 모두 적자를 나타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회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해율 개선과 주식시장 호황 등에 따른 투자이익 증대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상반기 업계 3위인 동부화재와 5위인 메리츠화재는 손해율 개선이 두드러지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돼 각각 2위, 4위와의 격차를 크게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 호황 등으로 투자영업이익이 늘어난데다 손보사의 주요 계약종목인 자동차‧장기보험 손해율 하락으로 보험영업이익도 개선돼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1년짜리 계약 상품이라 각 보험사가 2015년 금융당국이 보험료 자율 인상을 허가하며 2년 전부터 시작한 요율 인상 효과가 정점인 상태인데다가 차보험 제도개선 효과로 손해율도 감소해 보험사 이익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상반기에 가장 높은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회사는 삼성화재로 영업이익은 1조2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4%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51.2% 증가한 779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화재의 올해 상반기 보험영업이익은 1072억원 적자로 전년 2245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축소됐다. 투자영업이익은 올해초 을지로 사옥 처분이익 등에 따라 전년 동기보다 23.0% 증가한 1조 1310억원을 기록했다.
뒤이어 동부화재가 상반기 당기순이익 3698억원으로 전년 동기 2376억원 대비 55.7% 증가하며 4년 연속 역대 최고 순이익을 경신했으며 영업이익은 4967억원으로 전년동기 3232억원 대비 53.7% 늘어났다.
업계 3위인 동부화재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상위 5개사 중 가장 크게 상승해 2위 현대해상과의 격차를 좁혔다.
동부화재는 올해 상반기 보험매출(원수보험료 기준)은 6조 20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상승해 평균치인 3.0%를 웃돌았다. SK증권 김도하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상반기 보험영업이익에서 81억원 흑자를 기록해 상위 5개사 중 유일하게 보험영업흑자를 기록했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자동차, 장기보험 손해율 개선이 매출 상승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동부화재의 2017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6%로 작년 동기 82.2%보다 4.6%p 떨어져 메리츠화재에 이어 두 번째로 크게 개선됐으며 장기보험손해율은 84.4%로 작년 동기보다 2.2%p 개선됐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정길원 애널리스트는 "동부화재는 실손보험 중 3년 주기 갱신 상품이 60%에 달한다"며 "2015년 보험료 자율화 조치 이후 70%가 넘는 갱신형 상품의 보험료를 올렸으며 자율화 조치 3년째인 내년에는 손해율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 및 영업이익 3위는 현대해상이었다. 현대해상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821억원으로 전년동기 1989억원 대비 41.8% 늘어나 역대 최고 순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839억원으로 전년동기 2754억원 대비 39.4% 불어났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운용자산이 증가하며 투자영업이익도 많이 증가해서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4위는 KB손해보험으로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12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792억원으로 9.4% 개선됐다. KB손보 관계자는 "손해율이 적정권에 도달했으며 안정화되는 추세고, 상반기 투자영업이익도 좋았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7.8%로 3.6%p 하락했으며 장기보험 손해율은 84.4%로 1.2%p 하락했다.
업계 5위인 메리츠화재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035억원으로 전년동기 1396억원 대비 45.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826억원으로 전년동기 1959억원 대비 44.2% 늘어나 KB손해보험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보험매출을 의미하는 원수보험료가 3조16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6.5%나 늘어 상반기 동안 보험영업부문에서 성과를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보험영업부문에서 전년에 비해 일반보험,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모두 매출액이 많이 늘었고, 보험계약유지율이 늘고 불완전판매비율이 감소해 전체 원수보험료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영업측면에서도 상반기 투자이익률이 4.7%를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호황에도 불구하고 손보사들이 대대적으로 실적을 홍보하지 않는 이유는 새 정부의 실손보험료 인하 방침에 힘을 싣게 될까봐 우려해서로 알려졌다.
정부는 보험업계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실손보험료 인하를 추진했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이번 실적 개선의 주요인은 차보험이라며 차 보험료 인하를 단행하고 실손보험은 손해율이 커 보험료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영업은 여전히 적자인데 전체 이익이 났다고 보험료 인하를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