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를 둘러싼 여야간의 갈등이 첨예하다.
갈등의 주 원인은 김 후보자의 과거 이력이다. 앞서 김 후보자는 진보 성향의 판사들이 만든 '우리법연구회'와 그 후신인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했다.
야당은 이 같은 김 후보자의 이력을 바탕으로 '사법부의 정치화·코드화·이념화' 프레임을 씌우며 낙마를 벼르고 있다. 특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사법부의 쿠데타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는 지난 10년간 보수정권에서 하수인 역할을 자처했던 사법부 개혁을 이끌어나갈 적임자"라며 조속한 인사청문회를 통해 논쟁을 마무리짓겠다는 의지다.
추미애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후보자는 현재 소수 엘리트주의로 구성된 사법부를 깨트릴 개혁의 적임자"라면서 "야당은 아무 근거 없이 다짜고짜 사법부 장악을 위한 코드 인사라고 비판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원내대표 또한 "한국당은 사법부의 정치화를 운운할 자격도 없다. 더 이상 가슴 속 양심을 지우개로 지워 유체이탈하지 말고 지난 10년의 과오부터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우 원내대표는 "사법부 개혁에 대해 국민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법관의 독립과 공정성 확립은 시급하다"며 "곪을 대로 곪은 사법부 적폐는 청산해야 한다. 민주당은 무너진 사법부가 다시 세워질 수 있도록 인사청문회를 조속하게 진행해 정부의 사법부 개혁 실행을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김 후보자가 거쳤던 관련 단체들의 소속 법관들이 내린 판결을 거론하며 이들 단체의 출신들이 사법부를 장악하는 것만큼은 반드시 막겠다는 입장이다.
이주영 의원은 이날 당 대표-최고위원 및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에 속한 법관들이 어떠했지를 돌아보면 끔찍하다"면서 "이들은 짱돌처럼 단단히 뭉친 법원내 사조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법원 목소리처럼 대변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런 활동을 한 대표적인 사람을 사법부의 수장으로 지명했다고 하는 것은 (정부가)사법부를 특정 조직 출신들로 줄을 세우고, 대다수 양심적인 판사들을 추출하려고 하는 사법부 쿠데타일 수도 있다"고 문제 제기했다.
또한 이 의원은 "우리법연구회는 국제인권법연구회라는 명패만 바꿔서 연구를 지향하는 것처럼 위장했"며 "이념적 판사의 출신들이 사법영역을 지배하는 세상이 오고 있다. 이것은 분명히 적폐 조직"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 "이런 사람을 지명한 것은 스스로 적폐를 옹호한 것"이라며 "사법부의 신뢰를 잃게한 장본인들이 장마 뒤 솟아나는 독버섯처럼 등장하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해당 단체가 사법부를 장악하는 것만큼은 결단코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