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전술핵 배치'를 둘러싼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16일 의원총회를 열고 '코리아패싱'을 우려하며 한반도 전술핵 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와 함께 한국당은 전술핵 배치가 여론 조사 결과에서 70%에 가까운 국민의 호응을 얻고 있다며 여론 몰이에도 나섰다.
이는 보수야당으로서의 강력한 안보관을 내세워 존재감 부각은 물론, 문재인 정부를 향해 불안한 안보 프레임을 씌우면서 정국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전술핵 배치는 한반도 안보 위기 고조는 물론 핵 전쟁 가능성까지 야기시킬 수 있다"며 "야당의 무분별한 전술핵 배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홍익표 정책수석부의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야당은)전술핵의 존재가 대체 어떤 것인지 알고 배치를 주장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1990년대 탈 냉전 시대 이후 미국과 구소련 중심으로 전술핵 무기를 폐기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핵 전쟁의 위험을 낮추자는 것"이라며 "이러한 무기체계가 테러집단이나 비정상 국가로 흘러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야당은)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국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전략 폭격기, 핵미사일 탑재 잠수함 등으로 보장받고 있다. 그럼에도 전술핵 배치를 주장한다면 북한은 이에 부응해서 핵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결국 한반도 안보 위기는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한국당은 "공포에는 공포로 균형을 맞춰 대북억제를 해야 한다는 논리에 국민이 의견을 보태주고 있다"고 반론을 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전술핵 배치를 이야기했을 때 민주당 뿐 아니라 우리당 사람들조차 잠꼬대 같은 얘기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여론조사를 보면 거의 70%에 달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 또한 "최근 한 언론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술핵을 재배치하거나 핵 잠수함 도입에 찬성하는 의견이 60% 이상"이라며 "오늘날 마냥 미국이 지켜주길 바라보고만 있을 순 없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김 정책위의장은 "북한은 하늘이 무너져도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방위력 증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안보 예산을 평균 증가율보다 대폭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