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업계가 경기 불황 극복을 위해 소비자와 직원의 소리(요구)를 반영한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말 그대로, 소비자 또는 직원들의 요구나 조언을 적극 반영해 현재의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SNS상의 모디슈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거나 자사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상품이나 메뉴 개발에 적극 활용하는 등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하게 알아채 제품에 반영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이미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입 소문을 타며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는 상태여서 출시됨과 동시에 품귀 현상이 일거나 SNS에서 폭발적인 인증샷이 올라오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
더불어 기업이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의견을 적극 반영하며 소통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킴으로써 해당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호감 및 충성도를 높이는 데에도 한 몫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내·외부 고객의 소리(VOC : Voice of Customer)를 반영한 제품들...호평
◆…(좌측부터) 공차코리아 '블랙밀크티 + 펄', 하이트진로음료 '진로믹서 토닉워터', 쟈뎅 '죠리퐁 카페라떼', 농심 '보글보글 부대찌개면' 이미지
글로벌 티(Tea) 음료 전문 브랜드 공차코리아는 지난 8월 초 임직원을 대상으로 '제3회 신메뉴 아이디어 콘테스트'를 진행했다.
올 해 3회째를 맞는 콘테스트는 매년 각기 다른 주제로 진행되며, 창의적인 메뉴 개발이 목적이다. 올해는 고객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겨울 시즌 따뜻한 음료를 주제로 가맹점주, 점장, 매니저, 파트타이머 등 고객과 최 접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총 60개의 메뉴가 출품됐으며 치열한 경쟁을 거쳐 대상을 받은 메뉴는 블랙 밀크티와 팥, 곡물 파우더가 어우러진 '앙금앙금해'(출품명)다.
공차 코리아 마케팅실 김지영 이사는 “가맹점주 및 직원들은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의견을 수렴하기도 하는 동시에 브랜드와 가장 가까운 소비자”라며 “이들의 아이디어는 소비자의 기호와 니즈가 잘 반영된 아이디어들이어서 수상작들은 테스트를 거쳐 실제 메뉴로 발전시키는 방향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음료의 칵테일 믹서 라인인 '진로믹서 토닉워터' 소용량 캔(250ml)은 바텐더 등 기업고객의 의견이 상당부분 작용해 탄생된 제품이다. 칵테일 제조 시 한번에 소비하기 편리한 캔 제품을 선호하는 업소의 니즈를 반영한 것.
이 제품은 1976년 출시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칵테일 믹서로, 레몬, 라임 계통 특유의 상쾌하고 쌉쌀한 맛과 함께 적당량의 탄산으로 청량감을 더해 보드카, 럼, 진과 같은 주류뿐만 아니라 각종 과일 및 과일청 등 음료 재료와 섞어도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8월에는 홈플러스와 손잡고 250mL 6캔과 레몬 에이드, 깔라만시 에이드, 청포도 에이드 시럽 3종으로 구성된 기획세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패키지 뒷면에 레시피를 기재해 누구나 손쉽게 나만의 음료를 제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SNS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디슈머들의 기상천외한 레시피를 반영한 제품들도 출시돼, 입 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원두전문기업 쟈뎅의 '죠리퐁 까페라떼'는 크라운제과의 장수제품 죠리퐁과 쟈뎅의 카페라떼를 결합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이 죠리퐁과 까페라떼를 이른바 '꿀조합'으로 부르며 섞어 먹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 제품은 에스프레소의 진한 맛을 살린 카페라테와 죠리퐁의 곡물 맛, 달콤한 캐러멜 맛이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으로 죠리퐁을 갈아 넣어 고소한 느낌을 살렸다. 개봉 후 바로 마실 수 있는 커피 타입으로 출시했으며 세븐일레븐에서 판매 중이다.
이외에도 단종된 제품을 재출시해 달라는 SNS 등을 통한 요구에 응답한 제품들도 있다.
오리온은 지난 2003년 잠시 선보였던 '포카칩 알싸한 김맛'을 재출시 했다. 이 제품은 당시엔 크게 주목 받지 못했으나 SNS를 통해 재출시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힘입어 다시금 출시됐으며 출시 6주만에 누적판매량 200만개를 돌파할 정도로 술안주로 인기다.
농심의 '보글보글 부대찌개면' 역시 재출시 된 후 더욱 인기다. 2011년 단종됐으나 작년 소비자 요청에 의해 재출시 됐으며, 출시 50일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미국시장에도 진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롭게 재출시 된 제품들은 소비자의 향수를 만족시키며 연구개발비용까지 줄일 수 있어 불황에 새로운 돌파구가 되기도 한다”며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고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어떻게 롱런 인기로 이어갈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