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가 27일 청와대에서 안보 의제를 중심으로 회동을 가질 예정인 가운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불참 의사를 분명히했다.
홍 대표는 서울 성북구 고대교우회관에서 열린 아카데미 특강에서 "정부와 정반대되는 안보인식을 갖고 있는 여러 사람이 모여 한두 마디 하고 밥 한 끼 먹고 오는 게 무슨 안보회담이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정말로 진정성있게 안보회담을 하려면 국민을 상대로 쇼할 생각을 하지 말고 일대일로 정반대 의견을 가진 집단과 함께 공개토론이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 처리 과정 이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게만 긍정적 메시지를 발신하며 '협치 무드'가 무르익자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당 패싱'에 대한 우려감을 해소하고 정국 구도를 '민주당대 한국당' 양상으로 끌고가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번 회동이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로 계속되는 안보 위기 상황에서 초당적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보정당'을 자임하는 한국당이 불참하는 것을 두고 지나치게 정치 셈법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당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홍 대표가 회동에 거부한 이유가 기가 차다"면서 "일대일 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전쟁이 날 상황에 본인 몸값을 올리려고 타협하자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지금 홍 대표는 안보 파업을 하는 것"이라면서 "국가 안보에 훼방꾼, 천덕꾸러기가 아니라 '안보파수꾼'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홍 대표가 청와대 회동과 관련해 '정치쇼 하는 데 가담할 생각이 없다'고 했는데 사실상 정치쇼는 홍 대표 전문 분야"라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홍 대표는)결국 독상을 받아 몸값 불리기를 하고 싶어하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회동 불참은 직무유기다. 공당 대표답게 참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