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연금소득 종합과세 기준 12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완화 필요"
퇴직자들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연금저축과 퇴직연금 등 연금소득의 일시금 인출시 세율을 높이는 대신 연금방식으로 수령할 경우 세율을 대폭 낮추는 세제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각종 연금저축 가입자들이 대부분 15%의 세금을 부담하고서라도 연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고 있어 연금방식을 장려할 지원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은퇴 후 40년 간 사용할 노후자금이 필요한데 퇴직연금을 일시에 목돈으로 받아가는 사례가 많아 노후복지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연금저축과 퇴직연금(본인추가납입액)에서 받는 연금에 대해서는 연금소득세(3.3~5.5%)가 부과되고 있다. 하지만 연간 받는 연금수령액이 1200만원을 초과하면 연금수령액을 다른 소득과 합산해 과세하는 종합소득세 대상자가 돼 부담 세금이 껑충뛴다. 연금소득세를 적용받는 것과 최소3.3%~최대 38.5%의 세율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이처럼 연금방식으로 퇴직연금을 수령하더라도 일정액을 초과할 경우 세금부담이 높아짐에 따라 연금방식 수령을 기피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정부가 근로자의 노후대비를 지원하기 위해 IRP(개인형퇴직연금) 대상자를 퇴직연금 도입사업장 근로자로 제한하던데서 소득이 있는 모든 근로자로 확대했지만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이 '연금다운' 역할을 하려면 연금소득의 일시금 인출을 제한하고 연금수령방식을 장려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금제도는 근로자가 더 이상 임금을 받을 수 없게 됐을 때를 대비해 복지재원을 미리 민간이 마련하도록 한 것인데 연금을 일시에 타게 되면 연금소득이 되지 못한다"며 "일시금 수령시 세금부담을 늘려서라도 연금 수령방식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사 세무전문위원은 "연금개시 신청을 할 때 연금수령기간이나 수령시기를 조정해 연간 연금액을 1200만원 이하로 조정하면 연금소득세 폭탄을 피할 수 있지만 연금시장 저변을 늘리기 위해서는 세율인하 등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연금수령 장려차원에서 연금수령 때 연금소득 종합소득 과세기준 1200만원을 2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창 경제활동 중인 직장인들이 미리부터 노후대비를 할 수 있도록 연금 납입때부터 세액공제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연금저축 가입자의 경우 납입때 연금저축공제(400만원)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IRP를 가입한다면 추가로 300만원을 공제해 줘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금재원은 경제활동이 한창일 때부터 마련돼야 한다"며 "주축 경제활동이 연말정산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연금과 관련된 세액공제 혜택을 늘려 미리부터 연금시장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