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국정감사장' = 26일 부산본부세관에서 열린 부산지방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채 진행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자유한국당이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에 반발, 국정감사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26일 오후 열린 부산지방국세청(이하 부산청)에 대한 국정감사는 말 그대로 '반쪽짜리 국감'이 되는 촌극이 빚어졌다.
당초 11명의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참석할 예정이었던 이날 국감장에는 조경태 기재위원장을 비롯한 6명의 자유한국당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 국민의당 김성식·이언주 의원, 바른정당 유승민·이종구 의원 5명이 국감을 진행했다.
제1야당이 빠진만큼 내용과 양적인 측면에서 부산청에 대한 질문의 강도도 약할 수 밖에 없었다.
아울러 5명의 의원이 본질의 각 10분, 보충질의 각 5분의 나름 충분한 질의시간을 가졌지만, 부산본부세관과 지역한국은행과 함께 진행되어 시간적인 면에서도 부산청이 오롯이 주목받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날 조경태 위원장 대신 감사를 진행한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이러한 상황이 유감스럽지만 일정대로 국감이 마무리 되도록 기재위원님들과 수감기관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열심히 준비 했는데 이게 무슨 상황인지..." = 부산지방국세청 등 피감기관 관계자석은 국감 위원들의 상황과는 달리 가득차 있는 모습.
간간히 부산청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근로·자녀장려금은 중요한 지원 중 하나로 1인당 평균 65만원이 지급된다"며 "부산청이 이번 업무보고에 자체 발굴로 903명에게 장려금을 줬다고 했는데 제도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국세청에 장려금 담당 인력이 적다고 하는데, 인력도 인력이지만 스스로 내가 장려금 해당되는 지 확인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자체 발굴을 해보니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냐"고 물었다.
김한년 부산청장은 "자체발굴 건수 중 근로를 하다 중간에 그만 둔 경우가 많다. 일용근로자에 대한 단절은 사업자 단체나 기업을 통해 연락처를 수집해서 지급했고, 폐업한 사업자는 중도에 연락할 길이 없는데 연락처를 수소문해서 발굴했다"고 말했다.
이에 유 의원은 "부산청은 잘 한 것이라고 자체발굴 내용을 업무보고에 올렸겠지만 조금 답답한 부분이 있다"면서 "1인당 65만원이면 큰 액수다. 아는 사람은 가져가고 모르사람은 못가져 가는데 국세청 차원에서 조치를 취해달라"고 주문했고 김 청장은 "유념해서 홍보 등 빠지는 부분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비정기 세무조사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부산지역의 실물경제가 굉장히 안 좋다"고 운을 뗀 뒤 "부산청의 세무조사 실적을 보니 정기 세무조사에 비해 비정기 세무조사 실적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례가 어떤지는 몰라도 원칙적으로 정기 세무조사를 우선적으로 하고 비정기 세무조사는 예외적으로 행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정기 세무조사에 집중된 부분을 시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김 청장은 "동의하지만 대법인 등의 변칙적인 탈루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또 "교차세무조사가 정치적 목적에 의해 남용되어 왔다"며 "교차 세무조사 이후에 보면 근거도 별로 없다. 이건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교차 세무조사를 최소화하는 건 물론이고 기준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탈세자에 대해 철저한 세무조사는 집행하되, 영세 중소기업은 성실신고 유도에 필요한 수준으로 집행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바른정당 이종구 의원은 기획부동산에 대한 부산청의 실질적 성과를 주문했으며,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은 부산청 홈페이지에 납세자보호제도에 대한 안내가 부각됐으면 한다는 제언을 내놓기도 했다.
◆…김한년 부산지방국세청장이 국정감사 시작에 앞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