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가 제기한 세무조사의 위법·부당성을 심의해 세무조사 중지 등 납세자권리보호를 위한 막강한 권한을 가진 국세청 산하 납세자보호위원회(이하 납보위) 운영을 보다 공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핵심은 '사람'이다. 현재 지방국세청 및 일선 세무서에 설치된 납보위는 국세청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인 외부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외부위원 중 국세공무원 출신의 비중이 높아 납세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0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2018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납보위의 외부위원은 총 949명으로, 이 중 현재 직업과는 상관없이 전직 국세공무원 출신은 168명(17.7%)이었다. 세무사(423명), 회계사(233명)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예산정책처는 국세공무원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을 더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산정책처는 "납보위가 위법·부당한 세무조사의 연장에 대한 이의 제기 등을 심의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고려해, 다양한 직업군으로 납보위 외부위원을 구성하되 국세공무원 출신 비율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납보위 운영과 관련한 예산이 새롭게 편성되면서 제대로 된 '성과지표'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그동안 납보위 운영 예산은 지방국세청(세무서) 내 기본경비로 충당했는데, 납보위가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판단하는 성적표는 없었다.
국세청은 '납세자 권익보호 및 성실납세지원' 사업으로 내년 11억6200만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 집행할 계획인데 이 중 7억4000만원이 납보위 운영 예산이다.
당초 국세청은 이 사업과 관련한 예산으로 9억6900만원을 편성했지만 성과계획서 작성 대상에서 제외되는 소액사업(10억원 미만)으로 분류됐었다. 그런데 최종 편성된 예산안 규모가 10억원을 넘어서면서 자연스레 성과관리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예산정책처는 "납보위 운영 실적을 평가할 수 있는 성과지표를 신설해 성과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예산정책처의 지적과 관련해 "현재 국세공무원 출신 외부위원 비중을 공정성 시비를 감안해 줄이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 납보위 외부위원 중 국세공무원 출신은 2014년 188명, 2015년 192명으로 해마다 비중이 줄고 있으며, 올해 6월 기준으로는 167명(전체 969명)이다.
한편 국세청은 현재 지방국세청과 일선 세무서 단위로 운영되고 있는 납보위를 내년 본청에도 새로 만들고 위원들은 납세자보호담당관을 제외하고 모두 위부위원으로 구성, 운영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