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주장
현재 홀로그램, 주석덮개, 주세인증 등을 통해 불법주류 유통을 방지하는 국세청의 시스템은 제조·유통·소매상·최종 소비자에 이르는 각 구매 단계에서 실시간으로 거래데이터를 취합하기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RFID(전파식별,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태그를 활용해 각 구매 단계에서의 실시간 거래 데이터를 취합해 가짜 양주 유통과 같은 불법적인 탈세행위를 막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RFID란 소형 반도체 칩을 이용해 사물의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로서 각종 물품에 소형 칩을 부착, 사물의 정보와 주변 환경정보를 무선주파수로 전송·처리하는 비접촉식 인식시스템을 말한다.
윤여필 현대경제연원 연구위원은 13일 'RFID기술을 활용한 탈세 방지' 라는 제하의 연구논문을 통해 "무분별한 신용카드 남발 등 정부의 인위적 경기부양정책이 부가세 탈루와 같은 지하경제 규모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됐다" 며 이같은 새로운 탈세방지 기법의 도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윤 연구위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부가가치세 탈루 조사 건수는 2001년 9722건, 2002년 1만35건, 2003년 1만467건 등으로 꾸준히 늘었으며 추징세액 또한 2001년 6764억1000만원, 2002년 7118억700만원, 2003년 7941억2100만원 등으로 꾸준히 늘어왔다.
윤 위원은 이에 대해 "이 같은 탈루 건수, 추징세액 등이 증가하는 것은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 라며 "이는 정부의 인위적 경기부양책으로 사용된 신용카드 발급 남발, 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 등과 정책들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고 설명했다.
■ '탈세' 막기 위한 전방위 노력, 실효성 떨어진다? = 윤 연구위원은 "최근 국세청은 세무행정의 효율성 향상 및 투명성 제고, 납세자 납세순응도 향상, 탈세방지 등을 위해 ▲TIS ▲HTS ▲TIMS ▲현금영수증 제도 등을 도입했지만 이들 시스템은 세금 탈루의 사전적 관리를 위해 필요한 실시간 거래데이터를 취합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고 설명했다.
현금영수증 제도의 경우 최종 소비 단계의 현금거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자영업자의 세원 노출을 방지할 수 있으나 유통단계에서 발생하는 세원 누출 예방에는 약점이 있다는 것.
이에 따라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일반적으로 신고가 마무리된 후 실행된다는 점을 악용해 신고 전 무자료 거래, 가짜 양주 제조, 자료상 등을 이용한 탈루가 자행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제품의 제조, 유통을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이르는 구매단계에서 실시간으로 거래 데이터를 취합하는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윤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 탈세 방지에 신기술 'RFID' = 윤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새로운 시스템인 RFID를 도입해 탈세 방지에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세금 탈루 방지를 위해 필요한 실시간 데이터는 RFID를 통해 취합이 가능하다" 며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의약품과 주류, 기타 제조업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고 설명했다.
특히 RFID방식의 채택을 통해 국내산 주류의 제조단계에서부터 최종 소비자가 사용할 때 까지의 전과정과 해외 수입산 주류 유통 및 소비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무자료 거래, 가공거래, 위장거래, 매출 누락 등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국세청이 발급하는 홀로그램 등을 RFID태그로 교체해 제조단계에서 최종소비단계의 각 단계별 행위를 추적할 수 있다" 며 "주류에 부착한 RFID태그는 지하경제의 주 구성요소인 주류관련 소매업체(바, 룸싸롱, 단란주점 등)의 지하경제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나 =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시행한 가짜 양주 신고포상금 제도의 운용으로 인해 접수된 제보건수는 많았으나 실제 적발 건수는 소매상 6개와 공장 1개에 불과했다고 윤 연구위원은 밝혔다.
이에 따라 가짜 주류 유통을 막기 위해 주류의 진위 판별 RFID시스템을 개발해 전 주류 판매 소매상에게 보급, 최종소비자가 주류의 진위여부를 판별케 해야한다는 것. 그는 "현행 가짜 주류 유통 근절은 신빙성이 낮은 소비자의 신고에 의존하고 있고 홀로그램과 주석 덮개 방식은 적발 능력에 한계가 있다" 고 지적했다.
윤 연구위원은 "RFID태그와 리더기를 개발해 기존의 홀로그램 시스템 등과 연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국세청이 기존 홀로그램과 주석덮개의 병행으로 생산 정보를 담고 있는 RFID태그를 발급하면 주류 제조 및 수업 업체 거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무자료 거래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제조 업체와 유통 업체, 소매상들이 주류를 인도할 시 리더기를 사용해 해당거래 정보를 국세청에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최종 소비자는 주류를 구입할 시 주류 병뚜껑에 부착된 태그를 리더기 등을 통해 체크해 진위 여부를 분별할 수 있게 된다.
윤 연구위원은 "이 같은 새로운 형태의 주류관리시스템의 원활한 운용 및 확산을 위해서는 세법을 개정해야 하며 기업 및 소비자에게 세무조사 일정기간 면제와 같은 세제 혜택 등과 같은 정책적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 며 "이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면 세수도 확보는 물론 공정한 상거래 확립, 국민건강 증진 등 부수효과도 상당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