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까지 '주민세(법인세할)신고납부서'로 주민세를 낸 회사는 신고·납부의무가 한번에 끝났지만, 2004년부터는 '주민세(법인세할)납부서'로 세금을 납부하는 것 외에 '주민세(법인세할)신고서'를 별도로 시·군·구청에 제출하도록 지방세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서의 경우처럼 '주민세(법인세할)납부서'로 주민세를 내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던 회사들의 경우, '주민세(법인세할)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뒤늦게 '무신고'로 간주돼 주민세의 20%라는 무거운 가산세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된 것.
서울시내 구청관계자들은 13일 "2003년 바뀐 세법에 따라 지난해 '신고서'와 '납부서'를 따로 내지 않고, 납부서만 낸 회사들이 의외로 많이 드러나고 있다"며 "세법에 따라 이들 회사에 대해선 '무신고'로 봐, 신고불성실가산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엄연히 지방세법 안에 '신고불성실가산세' 부과근거가 신설됐고, 행정자치부에서도 이미 '따로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회사는 무신고로 봐야한다'는 심사결정을 내려놓은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 구청관계자들의 설명.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조세전문가들은 "세금을 제대로 냈다는 것은 과거처럼 신고와 납부가 동시에 이뤄진 것으로 봐야한다"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법인세할주민세는 법인세의 10%로 기계적으로 계산되는 상황에서 이미 법인세신고를 한 회사는 법인세할주민세 신고도 같이 한 것으로 봐도 전혀 무리가 없다는 것이 조세전문가들의 주장.
이와 함께 조세전문가들은 "법인세와 소득세 등 대다수 세금의 신고불성실가산세는 10%로 하고 있다"며 "주민세가 별도세목이기는 하지만, 필연적으로 법인세신고에 따라붙는 성격의 주민세관련 신고불성실가산세가 20%인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행정자치부는 "법인세할주민세에 대한 신고·납부불성실가산세가 신고불성실가산세와 납부불성실가산세로 나뉘어졌다는 사실에 대해선 이미 홍보도 많이했고, 플랭카드도 붙였었다"며 "그럼에도 아직 많은 회사들이 모르고 있는 모양"이라고 해명했다.
행자부는 "법인세할주민세도 소득세에 대한 소득할주민세처럼 국세청에 신고·납부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 "법인세할주민세는 사업장 단위로 과세하는데 비춰, 법인세는 본점에서 일괄신고하는 체계여서 곤란하다"고 밝혔다.
한편, 행정자치부가 법인세할주민세에 대한 가산세체제를 2003년 정비한 것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때문.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3년 9월 단 하루만 취득세납기를 넘겨도 20%의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부과하는 지방세법 규정과 관련, "미납기간과 미납세액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산출세액 20%를 가산세로 규정한 것은 합리성이 현저히 결여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행정자치부는 같은해 연말 취득세에 대한 손질과 함께 법인세할주민세에 대해서도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미납기간을 고려해 1일 1만분의 3으로 바꾸고, 신고불성실가산세를 신설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