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 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는 전병헌 전 정무수석 (사진 = 청와대)
한국e스포츠협회장 재임 시 제3자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던 전병헌 정무수석이 16일 오전 전격 사퇴함으로써 청와대는 김기정 국가안보실 2차장 이후 수석급 비서관으로서는 2번째, 차관급 이상 고위직으로서는 8번째로 중도 낙마함으로써 적폐청산을 진행하는 청와대로서는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 동안 의혹을 부인해 온 전 수석은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문 대통령과 본인 거취에 대해 논의했으나 검찰 수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계속 자리에 있는 것이 현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청와대와 여권의 압력에 사퇴를 표명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참여정부 때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낸 문 대통령의 인사성향이 비서관이나 행정관의 비리가 발생했을 때는 자리에 그대로 두기 보다는 일단 사표를 내고 일반시민으로 돌아가 조사를 받게 한 후 무혐의 결정이 나면 현직으로 복직시키거나 다른 임무를 맡겼던 사례를 추론해 볼 수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정무수석을 없앤 사례를 들면서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 때 처럼 정무수석을 없앨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으나 이는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노 대통령은 정무수석 주변 인물들에게서 잡음이 많이 발생하자 정무수석이 왜 필요한 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정무수석 자리를 없애버린 일이 있다. 이 일로 야당은 물론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에서도 청와대와 소통이 잘 안된다고 불만을 터뜨린 일도 있다.
정무수석과 정무수석실은 청와대 업무 중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청와대 내 발생하는 일에 대한 모든 정무적 판단을 담당함은 물론, 대통령을 대신해 야당과 접촉하는 일, 집권당과 청와대 사이의 가교역할을 하는 기능들이 있다.
또한 여당의원들의 지역 민원을 청와대에 전달하거나 청와대의 요청사항을 의원들에게 전달하는 업무 등 청와대 각 부처별 기능과는 별도로 매우 민감한 사안들을 처리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전 수석의 사퇴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은 진행 중인 예산안 조정, 대선 공약 법안 상정, 내년 지방선거 및 개헌 추진 등 처리해야 할 사안들이 많은 상황에서 여.야를 막론한 대국회 접촉의 청와대 컨트롤타워가 없어졌기 때문에 매우 당혹해 하는 눈치다.
출범 6개월 만에 정무수석이 자진 사퇴한 청와대로서는 현안에 대해 야당과의 접촉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후임인사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정무수석실 선임비서관인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일인 대행체제로 가거나 한병도 정무비서관과 역할 분담을 하여 쌍두대행체제를 운영할 것으로 예측된다.
후임 정무수석에 대한 하마평은 현재 나오지 않고 있으나 정무수석의 역할과 경력을 고려해 볼 때, 현 여권 3선 의원 중에서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이 대다수 의견이다. 그러나 그간 청와대 인사의 의외성을 감안한다면 제3의 인물이 낙점될 수도 있다고 보는 분위기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