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스마트폰과의 경쟁에서 밀린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 공급업체들이 VR(가상현실) 기능의 탑재를 중단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대만의 IT전문 보도매체 디지타임즈는 중저가 VR기기와 스마트폰을 공급하는 중국 브랜드 절반 가까이가 고급 모델과의 가격 격차가 줄어들면서 경쟁력 저하로 시장을 포기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업계관계자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머리 장착형(HMD) 장치와 함께 VR/AR(증강현실) 안경 및 VR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본격적인 프로모션을 실시함에 따라 스마트폰을 대체할 주류제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시장은 HTC, 오큘러스, 소니가 중저가 VR박스와 독립형 VR 단말기 및 고급형 VR장치를 공급하고 있다.
업계소식통은 214년 구글 카드보드(Google Cardboard) 출시 이후 많은 중국 기업들이 단순한 VR헤드셋과 박스를 소매시장에 판매하기 위해 서둘러 왔으며 한때 350여개 제조사들이 VR박스를 공급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VR 공급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변화하는 시장의 적응에 실패하면서 생존하지 못하고 저가 VR박스 및 헤드셋 판매업체 수는 190여개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올인원 VR단말기의 기능이 다양해지고 성능이 향상되는 동시에 기술 개발과 부품가격 하락에 따라 고급형 VR 세트의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핵심 기술을 가지지 못한 제조자들이 시장에서 탈락되는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VR산업의 안정성과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VR헤드셋의 지속적인 가격하락과 소비자의 사용 경험 증가, 더 많은 콘텐츠의 출시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매체는 중국인들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저가형 스마트폰을 공급하는 자국 브랜드들도 저가형 VR기기와 같은 운명에 처해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들이 가성비를 중시하며 낮은 가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을 제외한 엔트리레벨(중저가) 모델 공급업체들의 급격한 퇴출로 휴대폰 공급업체 수가 지난해 9월 200개 이상에서 현재 120여개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중국에서 중저가 제품 전략을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도 수년전 LG전자가 걸었던 길을 따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보다 혁신적인 제품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