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첫 예산안 통과…소득·법인세 최고세율 오른다

[한주간 稅소식]

세소식1.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이 여러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반대 속에 428조8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를 한 것인데요. 400조5000억원이었던 올해 예산안 규모보다 28조3000억원(7.1%) 늘어났습니다.

보건·복지·고용분야 예산은 146조2000억원이며 외교·통일 분야는 4조8000억원, 일반·지방행정 분야는 69조6000억원, 사회간접자본(SOC) 분야는 17조7000억원, 교육 분야는 64조1000억원, 문화·체육·관광 분야는 6조3000억원 등입니다.

복지 분야 예산안은 올해 대비 11.7% 늘어났고 교육 분야도 11.8% 늘어나는 등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국회 논의과정에서 철도나 도로 등 국가기간망 확충을 위한 SOC 사업 예산이 1조2757억원이 증액됐고 산업단지와 경제자유구역 기반조성에 393억원이 증액됐습니다.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1911억원, 영유아보육료 지원에 912억원, 중증외상센터 지원에 212억원의 예산이 증액됐는데요. 특히 이번 포항 지진을 교훈삼아 지진대비 예산이 1279억원 늘어난 것이 눈에 띕니다. 

이와 함께 예산안 부수법안들도 국회를 통과했는데요.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세율을 인상하는 내용의 개정안입니다.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내놓은 지난 8월부터 소득·법인세 최고세율을 올리는 것에 대한 찬반 의견을 분분했는데요.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각계각층에서는 전세계적으로 법인세를 인하하는 추세를 역행한다는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의 초대기업이나 대자산가 등에 해당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부담을 안 준다고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기업들이 해외로 떠나지 않을지, 투자를 줄이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세 부담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정부는 8일 국무회의에 '2018년 예산의 공고안 및 배정계획'을 상정해 의결하고 새해 시작 후 바로 예산집행이 가능하도록 사업계획 수립 등 집행 준비를 철저히 한단 방침입니다.

세소식2.

국세청이 역외탈세 혐의자 37명에 대해 동시다발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여기에는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 이름을 올린 한국인도 포함됐는데요.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세계 각국 미디어와 연계해 조사한 문건으로 여기에는 조세회피처에 막대한 자금을 두고 탈세한 혐의가 있는 대기업과 유명인들이 대거 포함되어 논란이 일고 있으며 이 명단에는 한국인도 200여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세청은 명단에 포함된 한국인에 대해 정밀검증을 벌이고 있으며 검증 결과에 따라 향후 조사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세무조사에 착수한 조사대상자들의 탈루혐의 유형은

1.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를 이용 해외에서 얻은 소득을 은닉하거나 용역대가 등을 허위로 지급해 법인자금을 유출하는 '국외소득 은닉' 유형

2, 해외현지법인 투자를 가장해 법인자금을 유출하거나 현지법인의 매각자금을 은닉해 사주가 유용하는 '해외투자 명목 자금 유출' 유형

3. 해외현지법인이나 해외 위장계열사와 거래실적·단가를 조작하는 등 편법 거래를 통해 법인자금을 유출하는 '해외현지법인과 편법 거래' 유형

4. 해외에서 중개수수료·리베이트 등을 수수하고 전·현직 직원 명의 계좌를 통해 국내로 반입하는 '해외 리베이트 수수' 유형 등입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지난해와 올해 적발된 기업 중 추징세액이 무려 1000억원인 기업도 있다는 것인데요.

국세청은 지난해 역외탈세 세무조사로 1조3072억원을 추징했으며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1조1439억원을 추징했습니다.

이 중에는 해외에 영업권을 3000억원에 매각하고 300억원에 매각했다고 저가 신고한 뒤 세액을 탈루해 추징세액이 1000억원이나 되는 기업이 있는가하면 원재료를 수입한 것으로 위장해 조세회피처에 법인자금을 유출해 100억원이 추징된 기업과 사주도 있었습니다.

누구가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과 유명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는데요.

이번에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한 37명 또한 대기업과 유명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전언입니다.

국세청은 역외탈세를 엄단하기 위해 지난 2009년 역외탈세전담TF를 신설하고 해외탈루소득 신고센터를 설치하는 한편 2010년에는 역외정보 공조협의체(JITSIC)에 가입했으며 2011년에는 TF를 역외탈세담당관으로 정규조직화했습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를 시행해 매년 신고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며 지난해 한·미 금융정보 자동교환협정(FATCA)에 이어 올해 9월 다자간 금융정보 자동교환협정(MCAA)을 실시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들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금융계좌정보를 정기적으로 교환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김현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앞으로도 국세청은 역외탈세 정보수집 인프라 확충과 촘촘한 국가간 공조활동을 통해 해외에 소득이나 재산을 은닉한 역외탈세자가 과세망을 빠져나갈 수 없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며 "조세회피처나 해외현지법인 등을 이용한 역외탈세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세소식3.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을 하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 논란이 뜨겁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투기 광풍이 불고 있는데요. 이로 인한 사기사건 등 피해도 계속 불어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 과세를 하겠다는 입장으로 지난 4일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TF'를 발족했습니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가상화폐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지난 5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세행정포럼'에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졌습니다.

정부는 양도소득세나 거래세 등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가상화폐'에 대한 정의부터 내리지 못하면서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김병일 강남대학교 경제세무학과 교수는 가상화폐에 부가가치세 부과는 타당하지 않지만, 소득세·법인세·상속증여세·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부가세를 지급수단으로 볼 경우 비과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김두형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부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인 국세청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주장 "현 시점에서는 가상화폐는 교환의 매개로서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화폐보다는 재산가치 있는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이 타당하다. 금 같은 투기성 자산으로 보아 부가세 과세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가상화폐가 지급수단이냐 자산이냐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설왕설래가 한창인 것입니다.

정부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별개로 거래실명제 등 거래를 투명하게 하고 이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정부의 규제가 시작된다면 거래소를 해외로 옮기는 '풍선효과'가 일어날 것이라 우려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투자 광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규제할 지 가상화폐는 지급수단인지, 자산인지 결론을 내리는 것은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