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 중립성(net neutrality) 원칙을 폐기하면서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관계당국에 대해 경실련이 입법화를 요구,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6일 방송통신위원회 이효성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완전한 의미의 중립성은 중요하지 않다”라고 밝혀 망 중립성의 중요 원칙을 완화할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즉 인터넷 생태계 발전과 소비자 차별 방지, 민주사회원리를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할 가치로 지난 2010년부터 통신사업자들의 언론플레이로 입법화되지 못한 망 중립성 원칙을 입법화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2011년 SKT, KT가 카카오 등의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사용을 제한하면서 이슈화 된 이후 사회적 논란으로 이어졌고 전기통신사업법 상 이용자 차별행위를 금지하는 망 중립성 원칙은 마련됐지만 당국의 소극적 해석으로 이용자의 권리 침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원칙이 완화될 경우 통신사업자들은 이윤 극대화를 위해 망으로 전송되는 데이터 트래픽을 차별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망을 보유하지 않은 통신사업자 또는 특정 서비스를 차단하거나 더 많은 요금을 요구할 수도 있게 된다.
망 중립성이란 인터넷망을 보유(독점)하고 있는 통신사업자가 전송되는 데이터 트래픽을 그 내용·유형·기기 등과 관계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현재 경쟁하는 인터넷 서비스를 차단해 mVoIP 서비스가 성장하지 못하는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원칙의 폐기에 따라 데이터 트래픽이 차별적으로 처리될 경우 이를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의 서비스 차별은 불가피한 결과로 한미 FTA 협정문 상 '모든 공중 통신망 빛 서비스를 합리적이고 비차별적 조건으로 접근·이용하도록 보장한다'는 규정에 위배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경실련은 “미국의 망 중립성 폐기로 우리나라에서도 폐기를 주장하거나 원칙에 위배 되는 시도와 행위가 노골화되고 있다”며 “이는 인터넷 끝단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 사회 혁신의 제한과 콘텐츠 이용자의 개인정보 침해, 민주사회원리의 파괴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또한 “'전기통신사업자 간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제한 부과의 부당한 행위 세부기준'에 원칙의 예외 가능성이 열려 있어 심각한 우려가 제기된다”면서 “소비자권리, 프라이버시권 보장, 신규서비스 진입보장을 통한 사회혁신, 민주원리의 보장을 위해 '망 중립성 원칙'을 입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