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법에 회계법인 분할·분할합병 근거조항 신설

 내년 1월 의원입법 형태로 개정안 국회 제출

분할·분할합병에 지장 주는 각종 조항 손질 

그동안 회계법인 구조조정의 장애가 되었던 회계사법의 개정이 이뤄져 회계법인의 분할·분할합병이 가능하도록 근거조항이 신설될 것으로 밝혀졌다.  

김형회 한국공인회계사회 전무는 21일 중소회계법인협의회(회장 남기권)와 조세일보 상생협력넷(대표 허헌) 주최로 열린 분할·합병 토론회에서 “공인회계사법 개정안은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준비 중이며 금융위와 최종협의 후 내년 1월 의원 발의 형태로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황보현 한공회 법무팀장은 이와관련 "공인회계사법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이며 회계법인의 분할·분할합병 근거조항이 신설된다"고 소개했다.

황보 팀장은 개정안에는 감사계약, 손해배상준비금·공동기금 등 승계조항, 업무 정지기간 중 분할·분할합병 금지 조항이 신설되고 과징금 부과 관련 규정도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회계법인의 분할·분할합병에 장애가 되는 조항을 중심으로 분할·분할합병 절차, 사원총회 결의 및 금융위 신고 조항, 상법 중 주식회사의 분할·분할합병 규정의 준용 근거 규정, 상법 제522조의3에 따른 반대사원의 지분매수청구권 배제 조항, 감사 및 영업 관련 계약, 손해배상준비금 및 공동기금의 승계 규정, 업무 정지기간 중 분할·분할합병 금지 조항 등을 다룰 예정이다. 

과징금 부과 규정에 따라 위법행위 이후 회계법인의 분할·분할합병시, 금융위는 존속 또는 신설법인에 과징금을 부과·징수 할 수 있게 된다. 또 과징금은 존속 또는 신설되는 법인이 연대해 납부할 책임을 가진다.

황보 팀장은 “개정안에는 사원총회 결의 및 금융위 신고, 연대책임, 감사계약·손해배상준비금·공동기금 승계, 상법 규정 준용, 업무 정지 중 분할·분할합병, 과징금 부과 문제 등 여러 쟁점사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채권자보호를 위해 연대책임 조항 신설이 필요하지만 분할회사·신설회사 연대책임의 배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원칙적으로 연대책임을 부담하므로 (개정안에는) 별도 규정이 불필요하고, 연대책임 배제시에는 채권자보호절차를 통해 해결하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감사계약, 손해배상준비금 및 공동기금의 승계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인회계사법에 특별규정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 정지기간 중 분할·분할합병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 부분은 업무 정지 회피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금지하는 것을 고려중”이라고 설명했다.

황보 팀장은 “외감법 전면개정으로 감사인 등록제, 품질관리제도 법제화가 도입돼 감사품질확보를 위한 회계법인의 전문화 및 대형화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현행법상 회계법인은 합병만 가능하고 분할·합병의 법적 근거가 없어 유연한 구조조정이 불가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황보 팀장은 “프랑스 상사회사법이나 독일의 조직재편법, 일본 신회사법에도 회계법인 등 유한회사의 분할합병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며 “미국은 대륙법계 같은 독립적 분할제도는 없으나 출자, 현물배당, 주식소각을 통해 사실상 분할을 인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회계법인들은 단순한 인적 집합체의 형태로 조직화돼 원펌(One-firm) 유형으로 통합되지 못해 법인 차원의 감사품질관리가 불가하다”며 “분할을 통한 전문성있는 대형회계법인의 설립의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상으로는 중소회계법인의 구조조정 방법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보 팀장은 “현행법상 퇴사 사원의 지분양도·환급절차가 복잡해 중소회계법인이 구조조정을 할 때 5억의 자본금을 두고 사원만 퇴사하여 지분관계를 처리하고 있는 것이 관행”이라며 “계약승계에 있어서도 기존 회계법인의 동의 없이 특정 고객과의 감사계약 승계를 하는 것이 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손배준비금과 공동기금 등의 지분 주장 및 반환 근거가 없다”며 “회계법인의 퇴사 사원에 대한 부실감사 책임추궁이 불확실해지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할과 합병의 거래구조는 법적으로 동일하고, 상법개정 후 주식회사와 유한회사의 법리적·현실적 유사성이 존재한다”며 “정책적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공인회계사법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