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왼족)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개헌을 둘러싼 여야 간의 공방 수위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여야 모두 개헌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시기와 내용에서 입장차를 보이며 대립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6·13 지방선거 때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함께 부쳐야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난 대선 때 3당 후보들이 공약한 내용이고 별도로 국민투표를 치를 경우 1400억원의 세금이 추가 발생한다는 논리다.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와 국민투표를 함께 치를 경우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지방선거 이후부터 12월 사이로 미루자며 맞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헌이 국민의 권익 등에 밀접한 관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이를 정쟁의 소재로 삼아 지방선거의 득실만 계산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우원식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이 개헌을 핑계 삼아 대법관·감사원장을 비롯한 임명동의안은 물론 민생을 다루는 법안 처리에도 몽니를 부리고 있다고 작심하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조속히 본회의 일정을 잡지 못하면 한 달 동안 공석 중인 감사원장 자리와 5일 뒤 임기가 종료되는 대법관 문제로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며 "문제를 풀 열쇠는 한국당에 있으며 상식과 순리대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말 임시국회에서 민생을 볼모로 잡고 있는 한국당은 미래를 설계할 개헌을 선거 유불리에 악용하지 말고 지난 대선 때 3당 후보들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민주당을 향해 '개헌을 땡처리 패키지로 다루듯 몰고가고 있다'는 발언을 거론하며 "이는 개헌과 지방선거를 동시투표에 붙이자는 공약을 고의로 부도내려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일단 시간만 끌자는 한국당의 몽니로 30년만의 기회가 왔음에도 개헌은 부도처리돼 눈물의 고별전을 할 것이 뻔하다"고 공격했다.
한국당은 이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특사방문 이유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기 위해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고 '문재인 개헌'만큼은 반드시 막겠다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회는 이미 여야간 협치를 통한 원내협상 기능을 상실했다"면서 "오로지 집권당인 민주당의 일방적인 주장만 난무하는 공간이되고 말았다"고 맹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독단과 아집, 몽니와 꼼수로 '문재인 개헌'을 밀어붙이려는 정부·여당의 시도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해주길 바란다"면서 "(개헌은)지방선거에서 곁다리로 끼워넣을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이 아니란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주기 바란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그는 "단호히 경고한다"며 "(정부·여당은)더 이상 개헌을 정치상품화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당은 광범위한 국민적 참여와 충분한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통해 '국민 개헌'을 이루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