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 선거를 놓고 정치권이 전략 짜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통상 선거의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이슈·인물·구도 등이다. 때문에 여야 모두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위 3가지를 중점으로 한 전략을 펴며 기선제압에 나서고 있다.
여당은 10년 만의 정권 교체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반사 이익과 함께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동력 삼아 필승을 점치는 분위기다. 특히 여당은 개헌과 지방 분권이라는 '이슈'를 앞세워 선거는 물론 두 마리 토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선거 때가 되면 국민들이 좌우 균형을 맞춰줄 것으로 확신하면서 현상유지를 통해 국정 주도권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한국당은 물밑에서 공들이던 장제국 동서대 총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 홍정욱 전 의원 등이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인물' 전략은 한 차례 스텝이 꼬였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속도를 내며 '구도(정계개편)' 전략을 펴는 국민의당은 지방 선거에서 2당이 되고 나아가 1당이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며 여당과 1야당 사이에서 존재감에 부각에 당력을 쏟고 있다.
신발 끈 동여매는 與, 적폐청산·지방분권 시대 '앞장'
여당은 16개 광역단체를 기준으로 구체적인 목표는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 승리와 나아가 부산·경남까지의 필승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여당은 지방 분권과 개헌 등 이슈 선점에 나서 분위기를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경기도와 인천이 민주당 도지사가 아니다"라면서 "수도권을 선거 승리로 이끌어내고 또 부산·경남 이렇게는 (민주당으로)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목표를 속으로 세우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 선거가 중앙권력 교체 못지않게 지방권력도 적절히 바꿔지고 그래야지만 이른바 부정부패도 제거할 수 있다"면서 "선거를 공당으로서 이겨야 된다는 목표보다는 지방권력 교체를 통해 적폐를 도려내고 새로운 나라의 틀을 갖춰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집권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가 단단한 국정동력을 갖고 흔들림 없이 달려나가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지방분권 시대를 열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모두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 반드시 지방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각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국민들께서도 2018년이 개헌의 적기이고, 6월 치러지는 지방 선거에 동시투표를 하는 것이 '적기 중에 적기'로 생각한다"면서 "지난 연말 합의한 대로 1월 중 서둘러 개헌 관련 합의 과제들에 대한 협상을 시작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당 "광역단체장 6곳 수성…이기는 선거 하겠다"
한국당은 이번 광역단체장 6곳 수성이라는 방어적인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심판과 정책 경쟁을 통한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특히 한국당은 야당 특유의 안보 선명성을 내세워 대여전선 공세를 펴고 있다. 다만 북한이 전날 신년사 등을 통해 평화적 대남 메세지를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야당으로서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당 사무처 시무식에서 "당 대표로 취임한 후에 5개월 동안 혁신에 우혁신을 계속했다"면서 "밑바닥까지 내려갔던 한국당의 지지율은 올라갈 일만 남았다. 이기는 공천을 하고 이기는 선거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선거는 여러 가지가 중요하지만 정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면서 "정책위원회를 과거 여당 체질에서 야당 체질에 맞게 개편을 했고, 각 지방·광역 단위에 공문을 보내서 지방 선거 대비 관련 공약을 수집하고 정밀 분석 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통합 매듭 짓고 지방 선거에서 1당으로 '우뚝'
바른정당발(發) 통합으로 내홍에 이어 분당 조짐까지 일고 있는 국민의당은 양 당의 교섭 창구를 출범하면서 속도를 내 마무리하고, 모든 당력을 지방 선거에 쏟아 붓겠다는 전략이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시무식에서 "지방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바른정당과의)통합 절차가 잘 마무리 돼야 한다"면서 "국민의당이 개혁 선도 정당으로 거듭나면 1당으로 우뚝 올라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방 선거가 5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안이 없다. (통합 반대파는)외연을 확대할 다른 방법이 있는지, 지지율을 높이고 선거를 제대로 치를 방법이 있는지 제시해야 한다"며 거듭 통합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중대한 일이 눈앞에 있다"면서 "중앙당은 물론 각 지역에서 디데이 카운트다운을 내걸고 당력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국민의당은 대표적 선거 전략인 정계개편(구도)을 통해 스펙트럼을 넓혀 표심을 얻겠다는 전략이지만, 일각에서는 호남의 텃밭을 두고 있는 태생적 한계인 탓에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선거 승리와 직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