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소유주 논란에 휩싸인 '다스'의 상속세 물납을 둘러싸고 검찰과 국세청이 사정의 칼날을 겨눈 가운데 정부가 상속세 물납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세법시행령을 개정했다. 물납요건을 강화해 이런 논란 자체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7개 세법의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 오는 29일까지 부처협의·입법예고를 마무리하고 이후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할 예정이다.
상속세 물납은 현금으로 상속세액을 납부할 수 없을 때 부동산이나 유가증권 등으로 대신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물납한도는 '상속세 납부세액 X {(부동산+유가증권가액)/총상속재산가액}'이며 물납요건은 비상장주식 외 다른 상속재산이 없거나 물납에 충당할 수 있는 선순위 물납재산을 물납에 충당해도 부족한 경우에 가능하다.
개정안은 상속세 납부세액 중 현금화가 용이한 금융재산과 상장주식 등 상장유가증권 가액을 초과하는 금액과 현재의 물납한도 중 적은 것을 물납한도록 묶는 내용이다.
물납요건에는 상속세액이 비상장주식과 상속인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상속받은 주택을 제외한 상속세 과세가액보다 큰 경우 그 차액에 한해서만 비상장주식을 물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다스 상속세 물납에서 문제가 됐던 비상장주식의 물납 요건을 까다롭게 바꾼 것이다.
예를 들어 상속을 받은 뒤 내야 할 상속세가 10억원이고 비상장주식을 제외한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세가 5억원이라고 한다면 나머지 5억원에 대해서만 비상장주식으로 상속세를 납부할 수 있다.
오는 4월1일 이후부터 시행된다.
중견기업에 대해 상속세 납부능력 요건을 신설하는 등 가업상속공제 제도도 더욱 까다로워진다.
가업상속인의 가업상속재산 외에 상속재산가액이 가업상속인이 부담하는 상속세액의 2배보다 큰 경우 가업상속공제 적용 배제한다. 납부할 세액이 많아 상속받은 가업상속재산을 처분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내년 1월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가업상속재산에 대한 연부연납 제도도 합리적으로 개선해 행정력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연부연납 제도란 모든 세금은 기한 내에 납부해야 하지만 상속액이 많을 경우 담보를 제공하고 그에 따라 장기간에 걸쳐 상속세를 나눠서 내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연부연납이 가능한 금액은 '상속세납부세액 X (가업상속재산가액/총상속재산가액)'이지만 개정안은 '상속세납부세액 X {(가업상속재산가액-가업상속공제액/총상속재산가액-가업상속공제액)}'으로 바꿔 가업상속공제와 분리해 적용하도록 했다.
연부연납을 취소하거나 변경해야 하는 사유도 개정됐다.
기존에는 가업용 자산의 20% 이상 처분을 했거나 해당 상속인이 가업에 종사하지 않는 경우, 해당 상속인의 지분이 감소했을 때 연부연납이 취소되거나 변경됐지만 개정안은 폐업을 했거나 가업용 자산을 50% 이상 처분, 상속인이 가업에 종사하지 않거나 1년 이상 휴업할 경우, 상속인이 최대주주에 해당하지 않을 때로 변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