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가 반대표 던진 안건은 2016년 0%, 2017년 9월까지 6%
청와대 “금융권 인사 개입하지 말라”… 금융위·금감원 '주춤주춤'
◆…자료=금융감독원, 하나금융지주
내부 후보로는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회장, 외부후보는 최범수 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으로 압축됐다.
하나금융지주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활동이 시작되는 초기부터 유독 잡음이 많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3연임에 도전하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 들어 있자 '셀프 연임'이라며 강하게 몰아붙였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 회장은 결국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명단에서 제외됐다. 또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박문규 사외이사는 하나금융지주 계열사가 박 사외이사와 연관된 회사인 에이제이 생산 물티슈를 사들인데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과 사외이사 직을 사퇴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김 회장과 박문규 사외이사가 빠지고 7명의 사외이사들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채워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현재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인 윤종남 법률사무소 청평 대표변호사, 송기진 대륙아주 법무법인 비상임고문, 김인배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윤성복 전 삼정회계법인 대표이사 부회장, 양원근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박원구 서울대 공대 글로벌공학센터 특임교수,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로 구성되어 있다.
16일 열린 회장후보추천위원회 회의는 금융위와 금감원의 강한 불만 표시에도 불구하고 윤종남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이 강행으로 회의를 밀어붙이면서 3명의 회장후보를 압축했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금융당국의 반발을 무시하고 3명의 후보를 압축했고 오는 22일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한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어 김정태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사외이사들의 최근 의결권 행사에서 나타난 찬반 표결을 보면 김 회장이 회장 후보로 확정될 확률을 가늠케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9월까지 5차례의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이 가운데 의결권을 행사한 16건의 안건 가운데 단 1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이들이 반대표를 행사한 것은 지난해 7월 21일 이사회의 성과연동주식 보상제도 운영 기준 개정에 관한 안건이며 사외이사들은 모두 한결같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들이 반대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시에 나타나 있지는 않다.
◆…자료=금융감독원, 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2016년에 8차례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의결권 행사가 필요한 안건 34건 가운데 반대표를 던진 사외이사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
윤종남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은 금융당국의 '셀프 연임'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특유의 관치 금융이 선진금융 도약과 규제개혁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며 “우리나라 금융이 아프리카 수준이라는 말은 관치 금융 때문에 나온다”고 강한 톤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김정태 회장에 대해 달갑지 않은 대응을 해온 반면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참모진에게 “금융권 인사에 개입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기세가 더욱 당당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 특혜 여부, 아가방앤컴퍼니와의 특혜거래 여부, 채용비리 등의 의혹에 대해 명확한 규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으나 머뭇거리는 모습이다.
김정태 회장은 이번에 3연임에 성공하면 각종 의혹에서 벗어나게 되고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에 얽힌 특혜 대출과 특혜 승진 의혹 등으로부터 '면제부'를 받게 돼 3연임에 대한 열망은 그 어느때보다 강하다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넘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하나금융 노조는 금융감독원에 김 회장에 대한 제재를 요청했고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 등은 은행법 위반 등 혐의로 김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