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말 기준 EBITDA 방식 가치평가론 7조4880억원 추정
시장선 지난해 8월 고가 8320원 기준으론 시가총액 3조4580억원
◆…자료=금융감독원, 대우건설
대우건설의 지난해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로 '대박'을 터뜨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KDB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인수기업에 유리한 방법을 선택해 제값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기업을 선정하는 시기도 주가가 가장 저평가된 시점이어서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7일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 11조7668억원, 영업이익 4373억원, 당기순손실 264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2010년 산업은행 계열로 들어간 후 최고의 성적을 냈다. 매출액은 2016년에 기록한 11조1059억원보다 6.0%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을 보였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는 상장회사인 만큼 시가총액으로 평가가 가능하다. 주식시장에는 모든 정보가 포함되어 있고 주가는 기업가치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추정이 유효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대우건설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본의 개념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기도하고 일반적으로 M&A 업계에서는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적용해 기업가치를 분석하기도 한다.
산업은행은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지분 40%에 대해 1조3000억원 상당으로 인수하고 2년 뒤 추가인수를 위해 산업은행 앞으로 풋옵션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대우건설 지분 40%에 대한 인수가격은 약 1조3000억원 상당으로 대우건설 1주에 7700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의 주가 추이를 보면 지난해 8월 2일 최고가인 8320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의 주식수는 4억1562만2638주로 시가총액으로는 3조4580억원에 달했다.
대우건설 최고가를 기준으로 하고 지분 40%에 해당하는 시가총액은 1조3832억원 규모다. 여기에 M&A 업계 관행대로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가하면 1조7981억원 규모에 이른다.
그러나 대우건설의 주가는 지난해 11월부터 7000원 선이 붕괴되며 하락세를 보였고 7일에는 미국 증시의 폭락 여파 등으로 56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대우건설의 이날 시가총액은 2조3607억원 규모이며 지분 40%는 9443억원에 해당된다. 여기에 경영권 30%를 더하면 1조2276억원 상당에 달한다.
◆…대우건설의 최근 1년여간 주가 추이. 화면캡처=키움증권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주가가 떨어진 상황에서 지분 40%를 1조3000억원 상당에 사들인다고해도 그리 손해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본 개념으로 볼 때 대우건설의 지난해 9월 말 현재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9조4657억원, 부채총계는 7조48억원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의 순자본은 약 2조4609억원 상당으로 추정되며 7일의 시가총액과 엇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우건설에 대해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적용한 기업가치를 평가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M&A 시장에서 기업을 인수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항목은 영업이익이며 영업이익에 따라 기업가치가 크게 좌우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지난해 9월 말 현재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805억원, 당기순이익 411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의 2017년 9월 말 현재 손익계산서를 기준으로 한 EBITDA는 영업이익 5805억원, 감가상각비 686억원, 무형자산상각비 55억원, 순금융비용 474억원 등으로 EBITDA가 약 7020억원에 이른다. 이를 연율화하면 9360억원 상당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EV/EBITDA(기업가치/EBITDA) 8배수를 적용하면 대우건설은 약 7조4880억원 상당의 기업가치가 될 것으로 추측된다. 대우건설 기업가치의 지분 40%는 2조9952억원 상당에 달한다.
이는 호반건설의 예상 대우건설 인수액 1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의 차이을 보이고 있어 기업가치를 판단할 때 어느 방식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인수가격에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우건설의 기업가치가 시가평가법, 순자본평가법, EBITDA평가법에 따라 커다란 차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회계법인이나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공정한 가치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