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대미 수출 매출액의 5% 내외
"포기할 수는 없는 시장…향후 여파 장기·전세계적 확대 우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빅3는 미국의 철강 분야의 통상압박이 본격화되는 가운데서도 의외로 차분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이들 회사는 대미 수출비중이 높지않아 당장 입을 타격이 크지는 않겠지만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경우 파장이 커질 수 있어 통상외교를 강화며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 빅3의 경우 이미 2016년부터 불거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에 대응해와 대미 수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미국은 2016년 여름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냉연·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오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조치를 결정하더라도 당장 큰 타격을 받지 않겠지만 미국 수출을 중단할 수는 없는 만큼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철강사들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미 상무부가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른 철강 수입 관련 권고안을 발표하자 마자 대응 전략을 구상해왔다. 이를 통해 오는 4월 미국 정부의 최종 결정 전까지 미 정부·의회·업계 등을 접촉하며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미국 내 진출 지역 주정부·수요업계를 대상으로 투자법인 소재 제외의 필요성과 지원요청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이와 함께 철강 무역규제 확산 방지를 위한 각국 정부와의 공조강화에도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경우 전체 수출 중 미국 비중이 1~3%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미 상무부가 내놓은 규제안 중 2안인 '한국, 브라질, 러시아 등 12개국 대상 최소 53% 관세 부과'가 결정되더라도 큰 타격을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미주 지역의 매출액이 7269억원으로 전체 14조 869억원의 5.2%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제철측은 "미국 수출 비중은 3~4% 정도"라고 밝히면서도 "아직 어떤 결론이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예의주시하면서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도 지난해 3분기 기준 미국에서의 매출액이 2727억원으로 전체의 6.8% 비중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의 대미 수출 비중 역시 4~5%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은 미국 정부의 규제방침이 확정되더라도 당장 큰 피해는 입지 않겠지만 보호무역주의가 다른 나라까지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규제안이 통과될 경우 사실상 미국에 철강 제품을 수출하지 말라는 것으로 억지스러운 안건"이라며 "비중이 적더라도 미국 시장을 아예 포기할 수 없고 추후 여파가 장기적이면서도 중국·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퍼질 수 있어 지속적으로 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증권업계는 미국의 철강 규제가 내수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글로벌 가격 상승 등의 호재를 부를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미국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국산 철강에 높은 관세가 부과되면 건설, 수송 등 연계 산업에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면서 미국인 노동자의 대량 실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미 경제매체 CNBC도 "철강 생산국들이 단합해 미국에 대항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철강 관련 규제 관련 다양한 예측이 쏟아지는 가운데 오는 4월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