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사업을 철수할 때는 철수관련 비용을 최소화하고 보유자산을 최대한 현금화해서 회수금액을 극대화해야 한다. 한국의 모회사가 중국에 투자해서 설립한 자회사를 정리할 때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철수 방법은 대상회사의 법인격이 유지되는지 여부에 따라 6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지분양도에 의한 중국사업철수
중국사업을 정리하는 방법으로서 한국 모회사가 가지고 있는 중국현지법인을 누군가에게 매각하여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것을 지분양도방식이라고 한다.
지분양도는 매각대상이 되는 회사에 대한 소유권인 지분을 타인에게 돈을 받고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지분양도는 해산청산과 다르게 매각대상회사의 소유자인 주주만 변경될 뿐 회사 자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이 그대로 존속한다. 중국에 투자한 대부분의 한국계 기업들이 유한회사 형태를 취하고 있어 주권을 발행하는 주식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주식양도나 주식처분이라는 말보다는 지분양도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지분양도방식은 청산하는 경우와 달리 매각대상회사의 법인격을 비롯한 권리와 의무, 채권과 채무, 각종 우대혜택 등이 그대로 유지된다. 따라서 해산이나 청산에 비하면 기존 주주가 회수하는 금액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청산을 하게 되면 회사의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기계설비와 재고자산은 제대로 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고철가격으로 팔아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가격이 상승한 토지사용권 때문에 투자금액보다 많이 회수하는 사례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지분양도는 주주간의 거래이므로 매각대상회사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단지 대상회사의 주주만 달라질 뿐이기 때문에 특별한 인허가사항이 없는 한 복잡한 행정적인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서 특별한 인허가사항이란 주주의 업무경력에 제한이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매각대상회사가 인력소개회사인 경우 이 회사를 인수할 주주는 본국에서 인력소개 경력이 몇 년 이상 필요하다는 등 업종에 따라 주주의 제한을 두는 경우가 있다.
중국사업의 철수할 때 기본적인 철수방법은 지분양도와 해산청산이라고 할 수 있다. 지분양도는 해산청산에 비해 시간을 비교적 단축할 수 있고 철수비용도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회사를 청산하는 것보다는 누군가에게 매각하는 것이 그나마 제값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회사의 법인격도 그대로 유지되므로 법인으로서의 권리의무가 계속 승계돼 고객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점들이 해산청산에 비해 지분양도가 가지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업철수방법을 결정함에 있어 먼저 지분양도를 고려해 보고 그것이 불가능한 경우 해산청산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타당하다.
해산청산에 의한 중국사업철수
회사의 등기를 말소하여 법인격을 소멸시키는 절차를 청산이라고 한다. 청산 중인 법인은 영업능력은 없고 청산의 목적 범위 내에서 권리능력이 존속하다가 청산이 종료되면 최종적으로 회사의 법인격은 소멸된다.
해산은 사업을 계속할 수 없어 회사의 법인격을 소멸(등기말소)하는 원인이 되는 법률사실을 말한다. 따라서 해산한 법인은 청산의 단계로 들어가게 된다.
여기서 법인격(法人格)이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가 있는데 이것은 법률상의 인격으로서 권리를 얻을 수 있고 의무를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법인격은 사람은 물론 법인도 가지는 데 사람의 법인격은 태어나면서 발생하고 죽음으로서 소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법인의 법인격은 설립등기를 하면서 발생하고 말소등기를 함으로써 소멸된다.
여기서 말하는 청산에 의한 법인격의 소멸은 법인의 법인격을 소멸하는 절차를 말한다. 법인격을 소멸시키는 이유가 해산이면 '해산에 의한 청산'이 되고, 파산이면 '파산에 의한 청산'이 된다.
먼저 해산청산이란 해산사유의 발생에 따른 청산을 말하는데 회사의 해산사유는 경영기한의 만료나 최고의결기관의 결의에 의한 사전 경영종료, 회사합병 또는 분할, 정부기관에 의한 영업집조의 직권말소처분, 인민법원의 해산판결 등이 있다. 해산청산은 회사의 재산이 부채보다 많아서 지급불능상태가 아닌 경우 진행할 수 있다. 청산조를 누가 구성하는가에 따라 '자체청산'과 '강제청산'으로 구분된다.
자체청산은 회사 스스로 청산조를 구성하여 청산업무를 전개하는 것을 의미하고, 강제청산은 인민법원이 청산조를 지정하여 청산을 진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법원에 의한 강제청산의 예로는 회사가 해산사유 발생 15일 이내에 청산조를 스스로 구성하여 청산의무를 이행하지 않아서 채권자가 인민법원에 필요 인원을 지정하여 청산조를 구성한 후 청산신청을 하면 인민법원이 이를 수리하여 청산조로 하여금 청산을 진행하게 하는 것이다.
파산청산은 청산시점에서 재산이 부채보다 적어 지급불능상태에 이르러 인민법원의 파산선고와 파산관리인의 지정을 통해 회사가 청산되는 일종의 사법적 청산을 의미한다. 즉, 회사가 보유한 자산으로 채무를 정산할 수 없어 인민법원에 파산을 신청하고, 인민법원의 파산선고를 받아 청산하는 방법이다.
파산이 선고되면 인민법원이 지정한 파산관리인이 회사 재산의 처분권과 관리권을 보유하게 된다. 파산시점에서의 회사재산은 파산관리인의 책임하에 채무자와 협의하여 처분되며, 이 과정에서 회사 또는 회사의 투자자는 어떠한 권리나 자격행사가 불가능하다.
파산청산에 의한 중국사업철수
파산청산이란 파산하였기 때문에 청산하는 것이다. 청산은 앞에서 설명한 해산청산에서의 청산과 기본적으로 같다. 그러나 파산은 회사가 채무를 변제할 수 없게 된 채무지급불능의 상황에서 발생한다. 채무에 대한 지급불능 상황이 되면 채권자는 회수해야 할 채권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 객관적인 정리활동을 전개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두면 회사는 무법천지가 될 것이므로 청산과정에서 인민법원이 개입한다.
주주나 채권자가 임의로 청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인민법원이 임명한 파산관리인이 “이 회사는 채무를 상환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자산을 처분해서 채무를 상환해 준다”고 선언하고 재고나 기계설비를 헐값으로 처분한다. 만약, 채무의 총액이 100인데 재산처분으로 확보한 금액이 70일 경우 채권자에게는 우선순위에 따라 70을 배분하게 되고 순위가 낮은 채권자는 상환을 못 받는 상황도 발생한다.
한편, 해산청산을 진행하다가도 자금이 부족하면 파산청산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파산으로 돌아서면 보통 파산채권은 채무탕감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채권자는 일부 채권을 회수할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국에서 이러한 채권의 미회수는 한국모회사의 거래에서도 신뢰성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므로 주의가 필요하지만 한국모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면 인민법원에 신청해서 보통 파산채권에 대한 채무를 일부 탕감 받아 손해를 줄이기 위해 처음부터 파산청산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법률에서 보장된 주주의 유한책임제도를 이용해서 막대한 채무의 압박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많은 한국계 기업은 중국에서 파산청산을 진행함으로써 채권을 회수하지 못한 채권자들로부터 좋지 않은 평판이 형성되어 한국이나 또는 기타 제3국에서 다른 거래에 영향을 미칠 것을 염려한다. 이 때문에 파산청산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사례는 현실적으로 적다.
이택곤 BKC컨설팅 대표
공인회계사 세무사
KOTRA U턴기업 지원데스크 고문회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