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고급 주택시장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분위기다. 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량에 따라 기존 주택의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새로 공급되는 단지도 인기를 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5년부터 작년까지 일반분양을 통해 입주자를 모집한 고가주택은 서울 성수동 주상복합단지인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1개 사업지에 그친다. 이 단지도 30억원이 넘는 가구수가 119가구에 불과할 정도로 공급량이 부족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국내 최고가 주택으로 꼽히는 한남더힐도 211년 입주해 2년 후면 10년차에 접어든다는 것이다.
부족한 공급에 비해 수요는 꾸준한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급 주택시장은 일반 주택과 달리 고액 자산가들로 수요가 한정된 만큼 전체 시장 분위기와 달리 꾸준한 수요를 유지한다"며 "공급부족은 기존 고급주택으로 수요를 집중시켜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KB국민은행의 국내 5분위 주택 가격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울의 주택 상위 20% 평균가격은 13억 6818만원으로 지난해 1월 11억 9992만원보다 14.02% 올랐다. 이는 최근 9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고급 주택 개별단지 가격의 경우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의하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이니그마빌 전용 244.77㎡가 지난 2014년 10월 32억원에 거래됐으나 2017년 10월 39억원에 거래돼 3년 사이 7억원이나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고급주택 한남더힐 전용 243.64㎡형도 2014년 63억~65억 6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해 67억~72억 7000만원 선에 거래돼 3년간 4억~7억원 정도 뛰었다.
이에 신규 공급되는 최고급 주택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관계자는 "전통적인 부촌으로 꼽히는 강남과 용산 일대에서 공급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 지역에서도 알짜 입지라 평가받는 곳에서 공급이 지속돼 상위 1% 자산가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인원 한남' 조감도. 사진=디에스한남 제공
일레븐건설은 서울 용산구 유엔사 부지를 매입해 고급 복합주택단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부지면적은 총 5만 1753㎡에 달하며 이 중 공원·녹지·도로 등 무상 공급 면적을 제외한 4만 4935㎡가 개발된다. 주거·업무·문화시설 등이 들어설 복합단지로 개발되면 공동주택은 건축물 지상 연면적의 40% 이내에서 전용 85㎡ 초과 아파트를 780가구까지 지을 수 있어 대규모 최고급 주거단지로 변모할 전망이다.
강남의 경우 소규모 고급 빌라나 주상복합단지가 대세를 이루는 분위기다. 가격면에서도 수십억원에서 최대 백억원대를 넘는 단지도 공급될 예정이라 관심이 집중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행 주택법상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의 경우 분양 보증과 승인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해 분양가 책정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반면 30가구 미만 단지는 법 적용 대상이 아닌 만큼 가격대도 다양하다"고 밝혔다.
상지카일룸(전 상지건설)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서울본부세관 자리에 추진 중인 주상복합 건립계획안이 최근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최고급 주상복합을 공급할 방침이다. 이 자리에 들어설 주상복합은 럭셔리 콘셉트를 기준으로 2개동, 총 36가구 규모로 복층형, 펜트하우스형 등이 공급된다. 분양가는 가구당 40억~97억원 선으로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강남구 청담동 엘루이 호텔 부지에서 최고급 빌라인 '더 펜트하우스 청담'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연면적 2588㎡에 지하 6층~지상 20층, 총 29가구 규모를 갖춘다. 주택형별로 전용 273㎡ 27가구, 396㎡ 2가구(최고층 펜트하우스)로 구성된다. 한강변에 자리잡아 전 가구 한강조망이 가능할 전망이다. 분양가능 일반형이 80억~140억원대이며 최고층인 펜트하우스는 200억원대에 달한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준공은 2020년으로 예정됐다.
강남구 청담동의 경우 '청담 효성빌라101'도 2019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이 단지는 국내 고급빌라의 시초로 꼽히는 청담동 효성빌라를 재건축한 단지다. 지하 3층~지상 7층, 2개동, 총 35가구 규모다. 최상층 2가구는 복층형 구조의 펜트하우스로 조성되며 분양가는 60억~90억 수준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고급 주택으로 아직도 삼성동 아이파크나 한남더힐 등 입주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 주택이 꼽힐 만큼 그동안 세대교체가 잘 되지 않았다"며 "수요는 꾸준하지만 공급이 부족해 한정된 기존 주택에 수요가 집중돼 가격 상승이 이어졌고 강남권 재건축 등 차선책을 택하는 경우도 많아 일반 아파트값 상승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대비 소득수준 증가로 고급주택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주거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각 층에 맞는 양·질적 확대를 선별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