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폰지(다단계)식 투자에 대해 금지조치를 내린 가운데 국내에도 유사한 방식이 횡행하는 것으로 드러나 당국의 규제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법원 남부 플로리다 법원은 지난달 20일 비트코인 펀딩 투자자문 팀과 마이7네트워크(My7Network) 등 3명의 피고인에 대한 연방통상위원회(FTC)의 자산 임시보호명령 및 동결 신청을 지난 15일(현지시간) 받아들였다.
FTC는 피고들이 “비트코인이나 라이트코인을 조금씩 부담하면 큰 보상을 해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기존 투자자들이 신규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가상화폐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했다”고 밝혀, 전형적인 다단계 사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 회원들에게는 신규로 참여한 투자자들이 지불하는 금액의 일정부분을 지급하고 신규 회원을 투자자로 끌어 들여야만 돈을 받을 자격이 주어졌으며 추가적인 비트코인 투자금을 투입하는 회원에게는 더 많은 보상을 약속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전통적인 폰지(다단계) 사기임에도 불구하고 암호 화폐라는 암호화된 옷으로 포장돼 투자자들을 속였다.
FTC 소비자 보호국 사무총장 톰 팔(Tom Pahl)은 “사기범들은 항상 오래된 제도를 이용해 투자자들을 속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한다”면서 “따라서 FTC도 사용된 플랫폼이나 투자수단에 관계없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건의 피고인들의 경우 회원의 직위를 승진시키는 방법은 다른 모든 사람을 희생시키면서 최상위(주요 사기꾼)에 있는 자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수법으로 초기 투자자들에게 고정수익을 약속하면서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원을 모집하기 위해 콜센터를 통해 리사 크리스라는 투자자는 비트코인 패키지를 구입 경우 하루 2.2%씩 돌려주겠다고 말했지만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가입 직후 지급률을 변경하고 수익을 지불하지 않는 경우에도 오히려 15%의 투자수수료를 징수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이러한 사례들이 상당수 발견되고 있다. 강남 교대역과 선릉역 등을 중심으로 수십 개 다단계 조직들이 주로 50~60대 여성들을 끌어들여 중국에서 개발했다는 코인들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정당한 ICO(가상화폐상장)를 거쳐 거래되고 있는 가상화폐들조차 안전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이들 코인은 정체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ICO조차 되지 않은 것들로 상장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