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이 22일 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역대 네 번째로 구속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이로써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구속된 대통령으로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기게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해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춰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법원이 검찰의 구속영장에 명시된 사안의 중대성 및 증거인멸, 도주의 우려를 대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지난 19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치보복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거나 영포빌딩 압수물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태도에 비춰 향후 증인들을 회유, 협박하거나 정치적 사건으로 왜곡을 시도할 우려가 있다"고 적시한 바 있다.
또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범행만 보더라도 양형기준상 무기 또는 징역 11년 이상에 해당하는 점 등을 종합해 향후 중형선고가 예상돼 형사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일시적 또는 장기간 도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청구사유를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검찰은 오후 11시40분경 검찰 청사에서 출발했다.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 및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 송경호 특수2부장 등 검찰 관계자가 논현동 자택을 방문해 구속영장을 집행하고 동부구치소에 이 전대통령을 수감할 예정이다.
한 차장검사는 "앞으로 검찰은 법과 절차에 따라 이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한 수사와 기소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뇌물수수 혐의액은 110억여 원, 횡령 금액은 3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이 전 대통령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4억원),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1억원), 박재완 전 정무수석(2억원) 등이 받은 17억5000만원 상당 국정원 특수활동비의 배후로 지목됐다.
다스가 BBK에 투자한 140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제기한 소송에서 60억원에 이르는 소송비를 삼성전자가 대납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로 삼성 소송비도 특가법상 뇌물로 봤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인사청탁 대가 등 33억5000만원의 불법자금 수수도 이 전 대통령의 주요 뇌물 혐의다.
또한 검찰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 및 경영비리 혐의와 관련해 의심받는 다스 비자금도 약 350억원으로 파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 전날인 21일 새벽 SNS를 통해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며 검찰 수사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며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면서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