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이주영 의원 "洪, 중진의원 요구 4개항 이행 여부 지켜볼 것"
26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국회를 찾아 당내 중진 의원들과의 갈등 해소를 시도했지만 불발에 그쳤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이례적으로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원내대책회의에 참석했다. 홍 대표는 국회의원 신분이 아닌 만큼 그동안 자신이 주재하는 당 관련 회의 대부분을 당사에서 진행하며 국회 방문을 최소화했다.
이에 홍 대표의 이날 일정은 최근 내홍설이 불거진 당내 일부 중진 의원들과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이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전날 당 소속의원들에게 회의 참여를 독려하는 문자를 보내며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정작 회의에선 당내 중진 의원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나마 회의에 참석한 중진 의원들은 김무성·강길부·김재경·조경태 의원 등 단 4명으로 당내 20여명에 달하는 중진의원의 5분의 1수준이었다.
소위 비홍계 중진 의원들은 홍 대표의 이번 회의 참석을 유의미한 변화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그동안 홍 대표가 당을 독단적으로 운영한다며 민주적 운영을 요구해왔다.
특히 나경원·유기준·이주영·정우택 한국당 의원은 지난 22일 공개 회동에서 7개월 가량 열리지 않고있는 최고위-중진의원 연석회의를 다시 정례화시킬 것을 촉구했다.
또한 이들은 홍 대표에게 △당헌당규에 따른 민주적인 당 운영 △지지율 제고 대책 마련 △신중한 언행 △(지방선거) 인재영입 노력 등 4개항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이주영 의원은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홍 대표가 당당하지 못하다"며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대신 확대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것은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해달라는 요구에 맞지 않아 불참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홍 대표가 4개항을 이행할지 지켜보겠다"며 "오는 29일 예정된 중진의원 간담회는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중진의원측 관계자도 "사전 논의도 없이 갑자기 참석하라고 하니 기존 일정 때문에 못 갔다"며 "확대원내대책회의 개최 사실도 전날 기사를 보고서야 알았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반면 한국당 지도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갈등이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진 의원들 문제는 별 것 아니므로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없게 해달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중진의원 중) 외국에 나가는 등 개인사정이 있는 분도 있다"며 "앞으로 당과 원내 모든 구성원들, 중진을 비롯해 초선 의원들까지 누구 하나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홍 대표의 원내대표회의 참석은 당 원내전략이나 대여투쟁 관점에서 본인도 예외될 수 없어 (나온 것)"이라며 "어떤 중진 의원도 절대 소외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