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8년과 99년 대우그룹의 침몰을 막기 위해 집권여당의 핵심 인사들에게 '돈가방 로비'를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18일 발매된 7월호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의 로비대상은 부실기업 퇴출과 기업 구조조정을 총괄했던 새정치국민회의의 제2정책조정위원장이었다. 실제 당시 제2정조위원장을 지냈던 장영달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과 박광태 광주시장, 이재명 전 의원에게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은 여권 핵심당직자의 말을 인용해 "김 전 회장은 이들에게 각각 거액을 제시하며 '대우를 잘 봐줄 것'을 부탁했다"며 "이들 중 장 의원과 박 시장은 이 로비를 뿌리쳤으나 이재명 전 의원은 제2정조위원장 시절 3억원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나 2002년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고 보도했다.
김 전 회장의 로비대상이었던 장영달 상임중앙위원과 박광태 시장도 이러한 로비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장 의원은 "제2정조위원장 시절 수 차례 만나자는 제안을 거절하다가 물러난 후 수석 부총무로 자리를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김 회장 쪽에서 연락이 와 힐튼호텔에서 만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측 역시 "당시 그런 일이 있었다"며 "하지만 돈은 거절했다"고 해명했다. 은 "특히 박 시장은 당시 정권의 최고 핵심 실세였던 A씨의 전화를 받고 약속장소인 힐튼호텔에 도착했는데 그 자리에는 A씨도 동석했다"며 "A씨는 김 전 회장과 정치권 인사를 중간에서 연결시키는 역할을 자주 한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은 "오래된 일이라 A씨가 있었는지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이 로비장소로 삼았던 곳은 '펜트하우스'로 불리던 힐튼호텔 23층. 이곳은 그가 재벌총수나 여야 고위 정치인들을 만날 때 애용하던 장소로 알려졌다. 은 그의 로비수법에 대해 "자동차 키와 차량번호를 물어본 뒤 미리 준비한 '가방'을 차 트렁크에 실어주는 식이었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