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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에서 가장 오랫동안 세무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광주지방세무사회 소속 김길수(80세) 고문세무사는 70년대 세무업계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세무대리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개업초기, 광주지방세무사회 초대, 1대 회장직을 역임하면서 불모지 같았던 이 지역 세무사업계의 제도 확립을 위해 의욕을 불태웠던 김 고문. 김 고문이 좌충우돌하던 당시 업계의 상황은 어땠을까. |
1971년 2월 광주시 충장로 3가 대동빌딩에 세무대리사무실을 개소한 김 고문은 광주지방세무사회로서는 최초 경선을 거쳐 초대 광주지부장(현 광주지방세무사회장)에 취임하면서 광주지부의 첫 기반을 닦았다.
변변한 지부사무실 하나 없었던 70년대 초 김 고문은 본인 사무실 한 쪽 구석에 광주지부사무소를 마련하고 초창기 납세자와 세무관서를 상대로 세무사 업무를 이해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세무사 위상제고에 힘을 쏟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당시 광주.전남·북지역을 통틀어 전체 회원이 27명에 불과할 정도로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김 고문은 사무소 직원 40여명을 대상으로 매일 아침 1시간씩 세법강의 시간을 갖고 직원양성교육에 힘을 쏟았다.
제대로 된 세법을 가르쳐 줄 세무학원 하나 없었지만 김 고문의 노력을 통해 세법지식을 연마한 종사직원들은 또 다른 신규 세무사무소가 문을 열면 실무에 능통한 고급인력으로써 개업세무사의 초기 업무 부담감을 경감해 주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김 고문이 개업한지 불과 1∼2년 사이 광주지부의 신규 등록 세무사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종사직원 '빼가기' 현상 등 부작용이 하나 둘씩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김 고문은 "회원수가 증가하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었으나 지금처럼 다른 회원 기장업체 뺏고 뺏기, 기장료 덤핑 등 부작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며 "현 세무업계의 현실을 볼 때면 동료, 선·후배간의 정은 어디에도 없고 기본적인 상도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이 앞선다" 고 털어놨다.
그는 또 "세무대리인들이 이기주의에 빠져 시장질서를 스스로 왜곡하게 되면 세무업계는 전반적으로 위상을 잃게되고 결국 대우를 받지 못하는 자격사로 전락할 수 있다" 고 경고하며 "제한된 시장 안에서 서로를 배려할 줄 아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일부 세무공무원은 업체 세무조사시 세무대리인이 업체 기장을 담당하고 있으면 업체관계자로부터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아 담배 값도 못 얻는 경우가 있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고 회고했다.
김 고문은 그러나 세무당국도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현재 세무공무원들의 청렴도가 과거에 비해 높아가고 있고 납세자를 배려하는 세무관서의 행정 역시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있는 것 같다며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상황을 대변했다.
'세무사는 세법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 는 지론을 가진 김 고문은 아직도 변경된 세법내용을 틈틈이 체크하고 세법책을 들여다보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마음과는 달리 몸이 뒷받침되지 않아 마음의 정리를 하고 있다" 는 김 고문. 그에게서 진정한 세무사로서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