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은 23일 최근 공기업 및 산하기관 인사와 관련 '보은인사',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때 정치권 내지 정부에서 잘 훈련된 사람을 재배치해서 활용하는 것이 정부인사 아니겠냐"며 "그것을 '낙하산 인사'라고 한다면 인사의 본질을 이해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인사수석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브리핑을 갖고 "지금 참여정부에는 '낙하산 인사'란 없다"며 "공기업이나 산하기관에서 커서 부장, 이사 등의 임원을 거쳐 부사장, 사장이 되면 낙하산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고, 외부에서 들어오면 낙하산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구시대적인 고정관념, 선입견"이라고 강조한 뒤 이같이 말했다.
최근 한국철도공사 사장에 이철 전 의원이, 한국조폐공사 사장에 이해성 전 열린우리당 부산시위원장(청와대 홍보수석 역임) 등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기업 및 산하기관장 공모제는 '구색용'일 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대통령 측근들이 '보은' 차원에서 기용되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보은인사',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인사수석은 "오늘 아침 모 신문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신과 각료 및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낙하산'이라고 보도했는데, 그럼 대통령직 인수위 출신은 그것으로 끝내야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직 인수위에 참여했을 때는 능력이 있어 발탁돼 갔을 것인데 그 자리를 끝으로 공적인 활동을 마감해야 하는가? 마감하지 않고 적절하고 적합한 자리에 재배치해서 활용하면 낙하산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인사수석은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던 열린우리당, 민주당 출신의 측근들이 공기업 및 산하기관 인사에 기용됐다는 이른바 '보은인사' 논란에 대해 "공모제를 통해 심사를 받고 평가 검증을 받아 인선됐지만 그렇게 얘기할 수 있다"며 보은 성격이 인사임을 일부 인정한 뒤 "그러나 배려라 해도 나쁜게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어 "우리가 지향하는 민주정치는 정당정치이며, 정당정치는 또 책임정치를 의미한다"며 "정당과 관련된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 정부 정책을 수행하는데 자기와 국정운영 철학이 같은 사람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통령이 믿는 사람을 전진 배치시켜서 책임있게 운영하도록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게 요체"라며 "능력을 알고 또 정부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사람이면 발탁해서 쓰는게 정당정치요, 책임정치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김 인사수석은 '참여정부의 인사시스템'을 강조하며 "공기업 및 산하기관에 대한 인사를 할 때 소위 그 기관이 공공성과 공익성이 강조돼야 할 기관이냐, 아니면 효율성과 수익성이 강조돼야 할 기관이냐, 아니면 개혁성이냐 적응성이 강조돼야 하는 기관이냐 이렇게 분류해서 인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공기업 및 산하기관장 인사시 한 기관당 20∼3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만들어 대단히 정밀한 검토와 심사를 한 뒤 기관평가, 정부평가, 자체내의 직원평가, 외부기관평가 등을 거쳐 현안과제가 무엇이며 이를 잘 해결해 나가는데 적합한 인사는 어떤 사람인지 등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기업 및 산하기관별 성격에 맞춰 기관장을 발탁한다며 "공공성과 공익성을 가진 기관에는 '관리형 기관장'을, 개혁성이 강조된 기관은 '정치력과 결단력'을 갖춘 인사를 기용하는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김 인사수석은 공기업 및 산하기관장 인선시 고려요소에 대해 ▲통합적인 관리능력 ▲도덕성·첨령성 ▲전문성 ▲참신성 등을 꼽은 뒤 "네 가지 고려요소를 갖고 평가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해 인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