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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언론에 보도된 사실을 제보한 것은 포상금 지급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조미연 부장판사)는 최근 탈세 제보자 A씨가 제기한 포상금 지급거부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A씨의 제보는 탈루세액을 산정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포상금 지급대상이 되는 '중요한 자료'라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A씨는 "장안대 이사장인 류종림씨가 진명학원과의 거래 과정에서 건넨 75억원에 대한 기타소득세의 원천징수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그 자금이 형 류종욱씨로부터 증여받은 금액임에도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며 2014년 국세청에 탈세를 제보했다.
A씨는 이후 류씨의 형사사건 판결문, 진명학원의 등기부등본 및 언론 보도 등을 첨부해 국세청에 탈세 정보를 알렸다.
국세청은 2016년경 A씨의 제보에 대해 "이 사건 제보는 판결문과 관련 수사자료에 근거한 제보로 판단되고, 이미 국가기관이 이를 인지했을 뿐 아니라 각종 언론기관에 의해 보도됐다"며 포상금 지급을 거부했다.
그러나 A씨는 "포상금 지급에 있어 포상금 지급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은 절차상 위법이 있으며, 탈세제보를 과세로 활용하겠다고 안내한 국세청의 통지에도 위반된다"고 국세청의 처분에 반발했다.
일부 언론은 이 당시 "류씨가 2010년 당시 진명학원 이사장이던 변모씨에게 이사장과 이사를 교체하는 방법으로 지배권을 넘겨달라며 75억원을 건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검찰은 류씨의 형이 교비 140억원을 횡령하고 진명학원을 횡령자금 등으로 75억원에 매수했다고 보고 구속 기소했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고 관련 언론 보도가 나왔다. 류씨는 법원에서 교비를 횡령한 혐의만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A씨가 이 사건 제보를 하기 전에 이미 언론 기사와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의해 류씨의 혐의와 구속사실이 알려졌다"며 "이 사건 제보의 내용은 언론 보도와 검찰의 발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첨부 자료도 언론 기사, 검찰의 발표자료"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언론 기사나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학교법인명, 거래일시, 거래금액 등이 나타나 있다"면서 "제보가 없었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거나 이미 탈루사실이 확인된 부분이라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제출한 보충서면 역시 과세관청이 확보한 류씨의 형사 판결문에 기재된 내용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포상금 지급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은 세무서장이 국세청장에게 포상금을 신청한 경우에 이뤄지는 절차"라면서 "세무서장이 A씨의 제보를 중요한 자료로 인정하지 않아 포상금 지급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국세청이 '탈세혐의 사실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거나 확실한 증빙이 제출돼 효율적인 조사가 가능한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과세활용)하겠다'고 안내를 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그러나 이와 같은 통지가 A씨에게 포상금 지급 대상이라는 신뢰를 부여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참고판례 링크: 2017구합699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