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4000만원 이상을 받는 다고 해도 매달 월급을 받을 때면 수 십만원씩의 세금이 뭉텅이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실제 수령액은 '확' 감소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근로자가 1년 내내 뼈 빠지게 일해도 받기가 어려운 연봉 4000만원을 별다른 일을 하지 않고도 벌어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해에만 이런 사람들이 무려 1만9000여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일도 하지 않고(?) 이 같은 소득을 벌어들이는 원천은 이자소득과 배당소득 등 금융소득이다. 은행에 거액의 돈을 예금해 놓거나 주식 등 '짭짤한' 수익이 나올 법한 곳에 돈을 묻어둔 결과 근로자가 1년 내 일해도 쉽게 벌지 못하는 소득 이상을 한 번에 벌어들인 것.
국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합한 금융소득(2003년 귀속)이 연간 4000만원(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넘는 사람들은 총 1만9357명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1년 간 벌어들인 금융소득은 총 3조9356억7200만원으로 입이 '쩍' 벌어질 만큼 어마어마한 액수다. 1인당 평균 금융소득이 2억332만원에 달하는 셈.
지난 2001년 귀속 금융소득 4000만원 이상자는 1만3536명이었으며 이들의 신고소득은 총 2조7520억원이었다. 2002년 귀속 4000만원 이상자는 1만5286명(총 금융소득 3조2715억9300만원)이었으며 지난해(2003년 귀속) 1만9357명을 기록한 것에 비춰보면 금융부자들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들이 거둔 놀라운 수익률은 최근 몇 년 사이 대다수 국민들이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 등으로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등 경제난을 겪고 있는 와중에 얻어진 것이다. 게다가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정도의 이자수익률을 내기 위해 이들이 은행에 예치한 금액 또한 엄청난 규모일 것이란 짐작도 가능하다.
우리 나라는 자본주의 국가다. '돈 있는 사람' 이라고 해서 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기가 가진 돈을 굴려 재산을 늘리는 행위에 욕을 하고 또 그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식으로 여론을 몰아가는 것은 언뜻 '사회주의' 적인 발상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자신의 '부'를 공적인 영역에 나눠주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부자들은 분명 있다. 종종 언론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이러한 부자들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사회가 곧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
[관련기사]
*[숫자로 읽는 세금]부동산투기 추징액 2년간 5300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