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받게 된 '제약'이 북한에게는 매우 이롭게 작용할 것"
"예상목표 달성못할 땐 대북 고강도 압박과 무력동원 재고 가능성 있다"
중국 언론들이 북미정상회담 장소와 일정이 공개된 것과 관련 일제히 논평을 내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1일자 논평에서 "최근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싱가폴로 최종 낙점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미국의 '1라운드 승리'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이 크게 올라갔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이로 인해 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미 언론들의 기대감 역시 대폭 상승한 바, 금번 승리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환구시보는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의 높은 기대감 속에서 북한의 무성의 등을 이유로 들며 마음대로 대화를 끝낼 수 없으며, 회담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야할 상황에 처하게 됐다"며 "평양은 현재 북·미 간 갈등 해결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과 진지한 태도를 가장 필요로 하는바, 미국이 받게 된 '제약'이 북한에게는 매우 이롭게 작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전례 없는 북한 지도자의 싱가포르 방문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용기 및 자신감을 보여주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규칙을 받아들이고 지킬 준비가 되었다는 점을 대외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도 전했다.
한편, 리자청(李家成) 랴오닝(遼寧)대학 국가경제·정치전환연구센터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과 다롄(大連)이 아닌 싱가폴을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선택함으로써 (회담 관련) 한·중의 영향을 배제하고 개입을 방지했다"면서 "이런 결정으로 향후 북·미 정상이 영광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중대한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상하이 언론인 펑파이뉴스(澎湃新聞)는 12일 자 보도에서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싱가폴로 결정된 것과 관련하여, 장롄구이(張璉瑰) 중공 중앙당교 전략연구소 교수의 말을 빌어 "싱가폴이 북·미 모두와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양측의 신뢰를 받는 국가"라면서, "북·미가 처음부터 싱가포르를 좋은 선택지로 여겼던 만큼, 금번 장소 결정이 북·미 모두에게 이로운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장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번 회담 목적이 구체적인 비핵화 시기를 정하는 것"이라면서, "만약 예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대북 고강도 압박 정책 및 무력 동원을 재고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 분야 전문가인 롼쭝쩌(阮宗澤)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상무부원장은 "회담 장소가 어디든 간에 회담의 내용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현재 북·미가 회담 준비에 상당한 성의를 내보인 만큼, 북·미 회담 및 한반도 정세는 몇십 년 만에 대전환의 기회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주펑(朱鋒) 난징(南京)대학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의 '모노드라마(個人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수의 미국 정부인사 및 학자, 언론이 모두 북한의 핵포기 약속을 크게 불신하고 우려를 표명하며, 동 회담이 어떤 성과도 거두기 어려울 것인바 차라리 양측 정상이 만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고 환구시보(環球時報)가 12일자로 전했다.
